티몬 본사 [사진: 연합뉴스]
티몬 본사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에 이커머스 생태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5월부터 이어진 정산 지연에은행권 선정산대출까지 막히면서 셀러(판매자)들의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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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위메프와 티몬 셀러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 셀러인 햇쌀푸드 관계자 A씨는 디지털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연계해주는 플랫폼에서 그 누가 대금을 뜯길 거라 생각하겠나"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티몬은 5월 판매분에 대한 정산금을 현재까지도 온전히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해당 업체가 현재까지 받지 못한 5월 판매대금은 5억원 가량이다. 2022년 기준 햇쌀푸드의 영업이익은 1억원 수준으로, 1년치 수익의 5배 가량이 티몬에 묶여있다.

A씨가 공개한 햇쌀푸드의 티몬 미정산 내역. A씨는 24일 티몬으로부터 정산이 안 될 거라고 통보 받았다. [사진: 햇쌀농산]
A씨가 공개한 햇쌀푸드의 티몬 미정산 내역. A씨는 24일 티몬으로부터 정산이 안 될 거라고 통보 받았다. [사진: 햇쌀농산]

햇쌀푸드를 포함한 다수 셀러들은 5월분 미정산이 해결되기 전까지 6월분과 7월분의 정산도 무기한 연기될 걸로 보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은 2개월 후 정산 방식을 택하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의 월간 거래액은 1조원으로 추산된다. 정산을 시작하지도 않은 6월분과 7월분, 여기에 5월분 미정산액을 합하면 2조원 가량이 발묶여있는 상태다.

현재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 등 은행권에서는 티몬 셀러에 대한 선정산대출이 막혀 도산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선정산대출은 이미 팔린 상품에 대한 미정산금을 담보하는 대출을 말한다. 일부 셀러들의 경우 이미 빚을 져 물건을 소싱한 상황에서 정산 지연으로 대출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대형 업체들은 진짜 도산이다. 외담대(선정산대출) 쓴 분들은 수억대 빚이 있는 상황이다. 이제 상환을 시작해야 하는데 안 그럼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며 "셀러들 목숨줄 들고 흔드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셀러들의 도산 우려는 이커머스 업계에도 위협 요소다. 생태계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위메프와 티몬의 셀러 다수는 타 오픈마켓 플랫폼에도 입점해 있다. 햇쌀푸드만 놓고 봐도 쿠팡, 네이버, 지마켓, 옥션, 롯데온, SK스토아, 11번가 등에서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셀러들은 현 지연 사태의 원인이 큐텐 및 구영배 대표의 무리한 나스닥 상장 추진에 있다고 지적했다.

큐텐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올해 6월 중 나스닥 상장을 목표했던 걸로 알려졌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그룹 산하 큐텐,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쇼핑, AK몰 등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들 판매가 늘어야 큐익스프레스의 실적 역시 뛰는 구조다. 큐텐은 이런 방식으로 큐익스프레스의 실적을 키워 나스닥 상장을 꾀했던 걸로 보인다.

A씨는 "적어도 잘못한 사람들 처벌은 받고 사재라도 털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호소했다.

[db:圖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