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체이널리시스 1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마이클 그로내거 CEO(중간)와 백용기 한국 지사장(오)이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는 1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간담회를 개최하고 진화하는 가상자산 범죄 속 투자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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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 지사장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시장 건전성이 개선돼 작년 하반기 국내 크립토 스프링의 배경이 됐다"며 "가상자산 시장 성장과 투자자 보호는 상충되는 개념이 아닌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규제 안으로 편입되며 성장하는 추세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들은 10억4000만달러(약 1조3923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8위 수준이다. 또 2024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에서는 작년 46위에서 27계단 올라선 19위를 기록, 실생활에서의 가상자산 이용도 빈번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체이널리시스 10주년 간담회에서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 지사장이 국내 가상자산 범죄 트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체이널리시스]
이렇듯 시장 성숙기에 접어드는 과정에서, 안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 콜드월렛 비중을 법정기준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이용자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 80%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한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내 홍콩과 싱가포르는 각각 98%와 90% 수준의 콜드월렛 보관 비중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백 지사장은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는 콜드월렛 예치 비율은 높을수록 좋다"라며 "단순 투자 금액을 떠나 인력과 솔루션을 균형있게 결합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기준점 역시 가상자산거래소 내부가 아닌 제1금융권 등 높은 수준을 목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 최근 해킹 등 가상자산 도난 피해가 법정화폐와 가상자산을 교환할 수 있는 중앙화거래소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국내 원화거래소들의 보안 역시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1~7월 국제 가상자산 서비스별 도난 피해 규모는 중앙화거래소가 약 15%로 탈중앙화금융과 함께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탈중앙화금융이 중앙화거래소에 비해 3배에서 6배까지 도난 피해 규모가 컸다.
백 지사장은 "크립토 윈터를 거치며 가상자산 거래가 중앙화거래소로 집중됐고 범죄 역시 돈 있는 곳으로 몰리는 양상"이라며 "보안에 있어 완벽이란 없기 때문에 1금융권 수준의 높은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마이클 그로내거 체이널리시스 CEO가 최근 가상자산 범죄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체이널리시스]
아울러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불법활동 관련 가상자산 유입이 32조원 규모라고 알렸다. 주요 가상자산 범죄 트렌드로는 ▲초반에 돈을 벌게 해준 뒤 큰 투자를 유도하는 돼지도살스캠의 확산 ▲온·오프체인 자금 세탁에서의 스테이블코인의 범용적 활용 ▲해킹, 스캠, 랜섬웨어 등 온체인 기반 범죄에서 마약, 사기 등 오프체인으로 변화 등을 꼽았다.
한편, 마이클 그로내거 체이널리시스 최고경영자(CEO)는 딥페이크 범죄에 블록체인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콘텐츠 생성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상 정보가 현실이 아니란 것을 전제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라며"기술적으로는 콘텐츠나 이미지에 입히는 디지털 지문 등 크립토그래픽 기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