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라그란데’ 전매제한 풀리며 매물·가격↑
집주인들 호가 올리며 ‘웃돈 거래’ 눈치 싸움
대출규제로 우상향 흐름 이어질지는 미지수
래미안 라그란데 조감도. [삼성물산]

[헤럴드경제=박자연·정주원 기자] 서울시 동대문구가 대단지 전매제한 해제에 들썩이고 있다. 다만 이달부터 대출 규제 등이 시행된 만큼, 입주권 가격과 전세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23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문동 분양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국민평형(전용 84㎡) 10억’을 넘어서며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던 ‘래미안 라그란데’는 지난달 23일부로 전매제한이 풀렸다. 래미안 라그란데의 전매제한 기간은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청약 당첨자 발표일이던 지난해 8월 23일부터 1년이었다. 전매제한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뒤 입주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파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으로, 전매제한이 풀리면 분양권·전세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동대문구 매물은 폭증하는 중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동대문구의 최근 한달 간 아파트 관련 매물은 3374건에서 4083건으로 21.9% 늘었다. 해당 통계는 아파트 매매와 전·월세를 모두 합한 값이다. 증가율 차원에서 종로구(3.8%)와 용산구(3.7%)를 크게 앞선 증가율이다.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매물도 지난 14일 기준으로 4242건(매매 2829건·전세 997건·월세 416건)으로, 지난달 5일(3291건)보다 1000건 가까이 크게 늘었다.

분양 당시 ‘고분양가’ 꼬리표가 붙기는 했지만, 현재 입주권 매매는 분양 당시보다 수억원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84㎡는 13억327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분양 최고가(10억9900만원) 대비 2억 이상 뛴 금액이다.

입주권 가격이 오르자 호가도 상향조정됐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4일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59㎡를 9억9100만원에 팔고자 했던 집주인은 일주일도 안 돼 8000만원을 올려 10억7100만원에 매도를 희망하고 있다. 한 전용 84㎡ 매물은 13억원에 최초 등록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000만원과 9000만원을 올려 현재 14억2000만원에 나와있다.

래미안 라그란데 전경. [삼성물산]

물론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가 시행돼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평균 매매 거래금액은 6월, 7월 모두 12억원을 웃돌았으나 지난달 11억6674만원으로 떨어졌고 20일 기준 9월 평균 매매금액 또한 10억원대로 하락했다.

특히 전문가는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출은 주택을 구입한 집주인이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납부하는 것을 조건으로 진행되는 대출인데, 지난달 말부터 다수의 시중은행은 분양 주택을 포함한 모든 주택에 대해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일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로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가수요가 차단돼 여력이 안되는 수요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신축 쏠림 현상으로 수요 초과 국면임을 감안할 때 드라마틱하게 추세가 바뀌지는 않더라도 쭉 우상향하는 패턴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상=이건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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