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첫 2000만원대 월세 계약 등장
전세 포화 상태에 월세도 자극 받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의 모습. [지지옥션 제공] |
[헤럴드경제=박자연·정주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70주 연속 상승하면서 월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도 월 2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거래가 체결되며 시장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 삼성’ 전용 195㎡는 지난달 15일 보증금 5억원·월세 2200만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올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월세 2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3월에도 보증금 5억원 월세 2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단지 전용 195㎡ 매매가는 지난달 77억9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고, 전세가도 지난해 8월 최고가 43억에 거래된 상황이다.
상반기에는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삼성동 등에서 2000만원 넘는 초고가 월세가 총 10건이나 신고됐다. 해당 계약 중 절반 가까이가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서 일어났다. 전용 200㎡는 지난 5월 보증금 3500만원 월세 3500만원에 1년 단위 월세 계약이 체결돼 올해 가장 높은 월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단지 전용 159㎡는 3월과 5월 각각 보증금 5억에 2500만원, 10억에 2000만원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전용 165㎡도 5월 보증금 4억, 월세 21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 더힐’과 ‘나인원 한남’도 2000만원이 넘는 월세 계약이 잦았다. 한남 더힐 전용 233㎡는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 보증금 3억원, 월세 25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전용 208㎡도 보증금 5억원, 월세 2200만원에 거래가 오갔다. 나인원 한남은 전용 206㎡이 2월 보증금 33억원에 월세 2000만원으로 새로운 계약이, 전용 244㎡는 5월 보증금 15억원 월세 2659만원에 갱신계약이 체결됐다.
삼성동에서는 지난 4월 청담린든그로브 전용 203㎡이 보증금 5억원에 2080만원으로 월세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통합지수는 증가세로 전환된 지난해 6월(89.35)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94.4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6월을 100으로 설정한 상대값으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부동산 활황기’던 2021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뜻한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한남 더힐’ 전경. [헤럴드경제DB] |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세시장 포화가 월세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대출 규제로 인해 매매, 전세 등 자금 조달이 까다로워진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지수는 올해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해당 지수는 1월 105.65→ 6월 106.67→ 7월 106.95로 오른 뒤 지난달에는 107.27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 또한 지난해 7월 124만7000원에서 지난 7월 131만원3000원으로 6만6000원 가량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