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株 일제히 반등…“선박 설계·건조 능력 두각”
사모펀드 투자한 현대힘스·HD현대마린 주가상승 수혜
‘손바뀜 기대’ 해운사도 영향받나…투자회수 시기에 ‘관심’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에 관심을 드러내자 시장이 화답했다. 조선주(株)가 일제히 반등한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회수가 임박한 HD현대마린솔루션이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과 윤석열 대통령 간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선박 건조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같은 날 국내 조선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우상향했다. HD현대중공업(전일 종가대비 상승률·15.13%↑)과 한화오션(21.76%), 삼성중공업(9.17%) 주가는 크게 올랐으며,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투자한 현대힘스(30%)와 HD현대마린솔루션(8.11%) 또한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튿날에는 전거래일보다는 못미쳤지만 주가가 소폭 등락했다. 지난 8일 장마감 기준 현대힘스(9.11%)와 한화오션(6.94%)은 주가가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고, 삼성중공업(1.66%)과 HD현대중공업(0.48%)은 소폭 상승한 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전거래일보다 200원 감소한 15만500원에 마감했다.

특히 PEF 운용사가 투자해 향후 손바뀜을 앞둔 조선사 유관 상장업체의 주가 흐름은 한동안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조선기자재업체 현대힘스는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가 2019년 경영권을 인수해 올해 1월 코스닥 상장을 마쳤다. 운용사가 현대힘스 인수 목적으로 조성한 펀드 존속기한은 오는 2025년 4월으로, 아직은 매각 시기가 도래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인수한 조선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사정이 다르다. 2021년 HD현대마린솔루션에 6534억원을 투자한 KKR은 지난 8일 HD현대마린솔루션 주식 1075만주(지분율 24%)에 대한 의무보유기간이 만료됐다.

KKR은 지난 5월 HD현대마린솔루션 기업공개(IPO) 당시 구주매출을 제외한 잔여 지분에 대해 6개월간 자발적 의무보유를 약속했는데, 이에 대한 락업이 해제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이나 장내매도 등의 투자금회수(엑시트) 방식을 택할 수 있어 향후 주가 흐름이 KKR의 수익률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을 비롯해 조선·해운사는 PE들의 단골 투자처다. 조선사 못지않게 해운사 역시 FI를 주주로 두고 있는 곳이 상당한데, 이들 해운사 역시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한앤컴퍼니), 현대LNG해운(IMM컨소시엄) 등이 대표적이다.

조선사가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때 아닌 주목을 받게 됐지만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금융투자업계와 자문업계 등이 미국 대선결과 수혜 섹터로 조선 등을 꼽은 상태다.

삼정KPMG는 “조선 산업은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수요 증가로 인해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조선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 연료 중심 정책이 국내 조선 산업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세계적인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국의 조선산업 역시 대표 수혜 분야로 손꼽힌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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