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우유 품질 매년 향상
낙농가는 판매 부담 지속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는 우유 시장에서 국산 우유의 높은 품질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제품의 등급과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 국내 낙농산업 발전에 보탬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체세포 수와 세균 수가 기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은 1A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개 미만, 세균 수가 3만개 미만이어야 받을 수 있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 낙농 선진국보다 우수한 수준이다.

국산 원유의 품질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3년 원유 검사’에 따르면 지난해 집유된 원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69.13%다. 전년 대비 4.25%포인트(p) 증가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도 전년 대비 0.05%p 증가한 99.59%였다. 스트레스나 질병이 없는 건강한 젖소는 체세포 수가 적다. 세균 수는 원유의 위생 수준을 보여준다.

국산우유사용인증마크인 ‘K-MILK’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당 마크는 한국낙농육우협회가 국산우유 사용 인증을 보증하고,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제품에 붙는다. 신선하고 좋은 우유를 선택하기 위해 국산 우유만을 제조, 판매, 유통하는 업체라는 의미다.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유통기한을 보고, 제품을 고른다. 그만큼 유통기한은 제품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다. 국산 우유는 생산지부터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3일로 짧다. 신선식품으로 구분될 정도로 우유 고유의 맛과 영양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내 낙농가는 소규모 사육환경으로 개체별 사양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의 사육 환경을 비롯해 영양 관리, 건강 상태, 질병을 세심하게 살핀다. 특히 축사의 청소와 착유 등 소의 건강과 청결에 신경을 쓴다. 국내 원유 등급 체계가 원유 선진국 수준으로 까다롭게 선정되는 이유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

세심한 원유 생산・관리를 위해서는 국내 낙농가가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국내 낙농산업은 경제가 발전하며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1970년대 백색 시유의 연평균 소비 증가율이 26.3%에서 1990년대 들어 1.6%까지 급속도로 하락했다. 2000년대부터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했다.

다양한 유제품 수입과 경기 침체, 인구 감소 등도 농가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낙농산업은 소의 관리를 비롯해 운영 관리, 관리자 채용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한다. 꾸준히 오르는 생산비도 압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1ℓ당 1003원으로, 2022년(959원) 대비 4.6% 상승했다. 2022년에도 우유 생산비는 전년(843원) 대비 13.7% 올랐다.

낙농산업은 원유량과 수요를 임의로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 원유는 젖소라는 생명체가 생산하는 산물이다. 젖소는 임신 전에 젖을 짜지 않는 기간인 건유를 제외하면 매일 1~2회씩 젖을 짠다.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원유의 생산량은 조절하지 못한다. 유가공 업계와 약속된 양을 초과하면 초과 원유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판매된다.

특히 국내 낙농산업은 생산이 시유시장에 국한된다. 시중에 판매되는 우유 외에는 판로를 찾기 어렵다. 판매·유통하지 못한 원유를 분유로 풀어 저장하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낙농업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잉여 원유에 대한 처리 및 정책자금 마련과 초과 생산된 원유에 대한 수요 확대 방안 등이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낙농가는 신선한 우유를 만들기 위해 정밀한 관리, 소규모 생산 체계 등 끊임없는 노력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우유를 만들고 있으니, 고품질의 국산 우유를 믿고 소비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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