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찰자 21명…감정가 보다 19억원 높게 낙찰
국내 최초 아이스링크 등 들어서는 랜드마크
과거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모습. 현재는 철거돼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강남 3구’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나오자마자 감정가(52억원)를 크게 웃도는 71억여원에 낙찰돼 화제다. 한강변에 붙어있는 재건축 사업지로, 5200여 가구 ‘매머드급 대단지’로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107.5㎡는 지난 21일 1차 매각일에 감정가의 136.7%인 71억1110만원에 낙찰됐다. 전통적인 비(非)인기 층인 1층인데다 입찰 보증금만 감정가의 10%인 5억2000만원에 이르는데 고가 아파트임에도 21명의 응찰자가 입찰에 참여했다.
1위 입찰가격은 감정가(52억원)보다 19억원 높은 71억1110만원이었다. 매매 시장에서 같은 평형이 지난해 3월 68억원(3층)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실거래가보다 3억원 이상 비싼 금액이다. 2위·3위의 입찰가격은 각각 67억3820만원, 66억7130만원으로 감정가보다 15억원 가량 높게 써냈지만 최고가 매수인에 밀려 경매 물건을 낙찰받지 못했다.
이 물건의 채권자는 신한은행, 청구액은 5억5486만원이다. 채무자는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다. 일반적으로 120~130%로 설정하는 채권 최고액이 8억5428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6억5000만원가량 대출했다가 1억원을 상환한 뒤 원리금을 연체해 아파트가 경매에 넘겨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포주공1단지는 2022년 이주를 마무리하고 지난 3월 착공했다. 원칙적으로는 투기과열지구에선 조합설립 인가 이후 단계인 재건축 예정주택을 매입하더라도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을 수 없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공공 및 금융기관 채무불이행에 따른 경매·공매 등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 물건은 채무자가 조합원으로, 시중은행이 경매를 신청한 경우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해 응찰자가 많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재건축 아파트로 가치 상승 기대감이 크다보니 낙찰가율도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35층, 55개 동 5002가구 규모 ‘디에이치 클래스트’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 단지에는 국내 최초로 실내 아이스링크장, 50m 길이 수영장, 오페라하우스 공연장, 테니스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1인 필라테스 등 프라이빗 운동시설과 4층 규모 실내 골프연습장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면서 반포 랜드마크 자리를 꿰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