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트렌드 렌즈④
경우선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한국은 자영업의 나라다.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사무소가 발간한 ‘한국의 다음 상승곡선 (Korea’s Next S-Curv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은 약 20%로, OECD 국가 중 8위를 차지한다. 미국보다 3.6배, 일본보다 2.4배 높은 수치다. 한국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더 높은 나라는 콜롬비아(53.1%), 브라질(33.3%), 멕시코(31.8%) 등 주로 중남미 국가들이다.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율을 줄이기 위해 기업 활동을 활성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 자영업 비율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실사하는 사모펀드의 노력을 이야기해 보겠다.

‘직장인의 종착지는 치킨집’이라는 농담은 한국에서 짧은 정년을 풍자한 것이지만 동시에 한국에 치킨집이 많다는 것을 반영하기도 한다. 외식프랜차이즈진흥원의 ‘2024 프랜차이즈 산업통계현황’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치킨 가맹점은 약 2만8000개에 달한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업은 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사업일까. 좋은 아이디어와 레시피만 있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업종에서는 보통 성장의 한계가 점포 수 증가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출점의 한계는 자본, 특히 임대차 보증금과 같은 요소에서 결정된다. 법적으로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조인트벤처가 아니지만 실질적인 협력 관계는 이와 유사하다. 가맹점주가 임대차 보증금을 부담하면 가맹본부는 빠르게 점포 수를 늘릴 수 있다. 이는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의 사업 확장에 자본을 투자하는 셈이다. 가맹본부는 점포 개설 시 인테리어 매출과 점포 운영 후 원재료 매출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다.

필자 역시 프랜차이즈 업계에 투자하려는 사모펀드와 여러 차례 협업한 경험이 있다. 투자사와 필자가 다양한 논의를 하며 핵심 실사 영역을 정하는데 치킨 프랜차이즈 실사에서 주요 검토 사항은 ‘앞으로 출점이 계속 가능할지’였다. 이때 우리는 ‘한국에 더 많은 치킨집이 생길 여지가 있는지’라는 거시적 요소와 ‘해당 브랜드가 왜 가맹점주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은지’라는 경쟁 우위 요소를 분석했다.

특히 가맹점주와의 인터뷰에서 들은 공통적인 어려움은 치킨을 튀길 때 원육을 가위질하는 일이 너무 번거롭고 손가락이 아프다는 것이었다. 소스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소스를 잘 묻히기 위해 원육을 더 잘게 잘라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 팀은 각 프랜차이즈별로 가맹본부에서 제공하는 원육의 조각 수와 가위질 횟수를 비교 분석했다. 필자가 실사했던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보다 약 30% 적은 가위질로 치킨을 조각 낼 수 있었다. 하루에 100마리를 튀긴다고 가정했을 때 가맹점주에게는 400번의 가위질을 덜 하는 의미 있는 차이를 확인했다.

더 중요한 것은 가맹점주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를 위해 상권을 임대료 수준으로 세분화하고 수익성을 검증하기 위한 10가지 케이스 정도의 ‘가맹점주’ 입장에서의 프로포마(Pro forma)를 작성했다. 인테리어 비용 역시 중요한 요소로 필자가 실사한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보다 인테리어 비용이 낮고 재인테리어 주기도 길어 경쟁력이 있었다. 이는 인테리어 매출에서는 불리했지만 가맹점주가 오랫동안 점포를 유지할 수 있어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판단됐다.

가맹본부의 성장은 가맹점주의 자본 투자와 노력 덕분이다. 이 덕분에 가맹본부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이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된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가 원활하게 운영하고 성공적인 자영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가맹본부와 투자자들이 성공적인 자영업자를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좋은 결정과 투자를 이어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사이트와 같은 가맹본부 관련 자료들이 많이 공개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마이프랜차이즈’ 같은 스타트업이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예비 가맹점주들도 이를 참고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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