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 앞둬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2203억원에 한양증권을 품게 됐다.
한양증권은 지난 19일 KCGI가 한양학원과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의 한양증권 보통주 376만6973주(지분율 29.59%)를 2203억6792만5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5만8500원으로 KCGI가 당초 제안한 주당 6만5000원보다 10% 낮아졌다.
KCGI는 조만간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KCGI는 한양증권의 새 주인이 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료 보강 등을 이유로 연장할 수도 있다. 한양증권 측은 “향후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후 최종적으로 최대주주 변경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금융위원회에서 미승인 될 경우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고 했다.
양측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지난달 2일 KCGI가 한양학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시작한 지 약 7주 만이다. 애초 양측은 지난 6일까지 협상을 완료하기로 했으나 계약 세부 조건을 둘러싼 협의가 길어지면서 협상 기한을 두 차례 연장했다. 협상이 길어지자 시장에서는 한양증권 매각 가격을 두고 양측의 견해차가 상당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KCGI가 제시한 당초 희망 가격은 주당 6만5000원으로 한양증권 종가(19일 기준 1만6670원)의 약 4배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KCGI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한양학원 측에 인수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한양학원이 난색을 보인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KCGI 관계자는 “당초 제시했던 인수 희망 가격이 차순위 협상 대상자에 비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니만큼 양측이 원만하게 잘 협의해서 가격을 조정했다”며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협상이 지연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양학원은 한양대를 운영하는 유명 사학재단으로, 한양증권은 학교 측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1956년 설립한 회사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28위의 중소 증권사지만, 채권 발행과 부동산 금융 등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고 증권사 인허가권 ‘프리미엄’ 덕에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양학원은 산하 건설사 한양산업개발 등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