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대상 내용증명 발송하며 주총 소집 청구
산업·법률·금융 등 전문가 대거 추천…김광일 MBK 부회장도 후보
거버넌스 개혁 본격 시동, 집행임원제 도입 추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회사 제공]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주총 안건으로는 산업, 법률, 금융 등 다앙한 전문가로 꾸려진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안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등을 부의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이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을 통해 거버넌스 개선에 첫발을 뗀다.

28일 MBK에 따르면 고려아연 이사회 후보로 추천된 인사는 총 14인이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의 김 부회장과 영풍의 강성두 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을 제외한 12명은 모두 사외이사 후보자다.

구체적으로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 변호사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김재섭 DN솔루션즈 부회장 ▷변현철 변호사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득홍 변호사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천준범 변호사 ▷홍익태 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 등이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사내이사이자 의장을 필두로 2인의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 3인, 사외이사 7인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기타비상무이사인 점을 감안하면 MBK 측과 최 회장 측 이사진은 15명 대 13명으로 예상된다.

물론 최 회장 측 역시 이사진 선임을 통한 경영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양측의 이사진 선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MBK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의결권 지분 5.34%를 추가했다. 현재 지분율은 38.5%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 유통주를 11.3%를 거둬들였다. 이 가운데 최 회장 백기사인 베인캐피탈이 취득한 1.4%만 의결권을 가진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고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들 합산 지분은 17.5%로 MBK와 영풍에 비해 열세하다. 따라서 최 회장은 공식적인 우호지분 확보가 최대 과제다.

MBK는 고려아연에 집행임원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번 임시 주총 소집 요구안에 정관 변경 건이 포함됐다. 이사회 기능이 약화된 만큼 집행임원제도가 거버넌스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결정된 사항의 집행, 집행에 대한 감독 권한까지 모두 이사회에 집중돼 있어 힘의 분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MBK와 영풍은 최대주주지만 경영진에서 물러나 이사회에만 참여하고 회사의 경영은 '집행임원'들이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올 3월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 역시 기존 오너 중심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소재산업은 물론, 법조, 금융,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안전관리 분야까지 국내 최고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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