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택 인근 팜비치 순찰 모습 찍혀
美 비밀경호국 “우리 소속 경호로봇” 강조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저에서 비밀경호국 요원이 로봇 개 스팟과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개 ‘스팟’(Spot)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경호에 투입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8일 ‘트럼프, 마러라고를 순찰하는 로봇개로 순찰 강화’라는 기사를 통해서 로봇 개 스팟이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순찰하는 모습을 담았다.

스팟의 다리에는 “만지지 마시오”(DO NOT PET)라는 문구가 기재됐다. 몸통 위에는 첨단 센서로 보이는 기계들이 장착된 모습이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과 정부 고위급 인사의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도 이 로봇개가 SS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SS 대변인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당선인 보호는 최우선 과제”라면서 “구체적 기능을 밝힐 수 없지만 로봇개는 감시 기술과 SS 경호 작전을 지원하는 다양한 첨단 센서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작한 스팟은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데이터 수집과 감시, 순찰 업무가 가능한 로봇이다. 충전식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며 시속 5.76㎞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스팟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현장 점검 시 균일한 데이터를 송부할 수 있고,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자율주행 기능과 원격 운영, 자동충전도 가능하다.

이에 스팟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한 현장이나 시야가 제한되는 야간 시간대에 투입이 가능해 호평을 받아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스팟을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으로 투입했고, 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고속국도 김포-파주 현장 등 건설 현장에 모니터링 용도로 스팟을 활용해 왔다.

공공 부문과 라스트마일(상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해 스팟에 이응다리의 자율순찰을 맡기기도 했다. 스팟은 다리 위에서의 사람 쓰러짐과 화재 감지 기능을 수행했다. 기아는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에 있는 아파트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에서 스팟이 배송 물품을 실은 채 고객의 집 앞까지 운반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022년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2’에서는 스팟이 BTS의 ‘아이오닉 : 아임 온 잇’에 맞춰 ‘칼군무’를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매일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캠페인 과정에 2차례 암살 위기를 겪었다.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때는 암살 시도범이 쏜 총탄에 오른쪽 귀윗부분을 맞았지만 경미한 부상에 그치며 극적으로 살아남았고, 9월에는 플로리다주에서 골프를 치던 중 SS 요원들이 수풀 속에 총을 지닌 채 매복해 있던 50대 남성을 적발해 또 한 번의 위태로운 상황을 넘겼다.

이번 미 대통령 당선인의 경호에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이 활용된 것은 향후 현대차그룹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 1992년 스타트업으로 시작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구글, 소프트뱅크에 차례로 인수된 이후, 2020년 12월 현대차그룹이 사들인 회사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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