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조연일 뿐…암호화폐 확산, 월가 아닌 신흥국이 주도

암호화폐 확산은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암호화폐 확산은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미국은 지금 암호화폐 붐의 한가운데에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이 기관 채택을 촉진하고, 유동성이 크게 늘었으며, 친(親)암호화폐 행정부 하에서 규제 명확성도 점차 확보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블록체인 관련 신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 기술에 대한 고위급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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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암호화폐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미국 기반의 스타트업과 프로젝트들이 지난 10년간의 불확실한 규제 환경을 돌파하고 이제는 적절한 보상을 받을 시점이 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면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변화의 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 현재 가장 역동적인 암호화폐 채택은 월가가 아닌 고성장 신흥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 실질적 필요에 의해 암호화폐를 사용한다. 이들은 헤드라인을 기다리지 않았으며, 시장 사이클과 무관하게 꾸준히 암호화폐를 구축해왔고, 이제는 웹3의 다음 단계를 주도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2024년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에 따르면 상위 20개국 중 15곳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 빠른 경제성장세를 보이는 국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 암호화폐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시장에도 흔들림 없는 채택으로 이어졌으며, 지속 가능한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이들 경제에서암호화폐는 가족 간의 송금을 용이하게 하고, 불안정한 현지 통화 대신 가치를 안전하게 저장하며, 소규모 기업이 마찰 없이 자금을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암호화폐가 여전히 고위험 투자로 여겨지는 서구와 달리, 이미 일상 곳곳에 깊이 뿌리내렸음을 나타낸다.

암호화폐 개발자의 32%가 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Reve AI]
암호화폐 개발자의 32%가 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Reve AI]

실용적인 사용이 증가하면서 개발자 생태계도 이들 고성장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년 일렉트릭 캐피털 개발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활발한 암호화폐 개발자의 32%가 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는 2015년 12%에서 급증한 것으로, 같은 기간 미국의 비중은 38%에서 19%로 급감했다. 이는 블록체인 인재 풀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시장 열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또한 신규 암호화폐 개발자의 41%가 아시아에서 탄생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취미 개발자군이 아니라 현실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창업자, 설계자, 엔지니어들이다. 이 변화는 중앙 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에서도 개발자 활동이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북미와 유럽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고성장 시장에서 개발자 활동과 채택이 증가하는 것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다. 펩시코 남아프리카 법인은 비공식 무역 부문에서 공급망 추적을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기존 인프라가 단편적이거나 부재한 지역에서 블록체인이 문제를 해결하는 본래 목적을 보여준다. 펩시코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결제 솔루션인 Lov.cash를 통해 소상공인과 도매업체 간 현금 없는 결제를 가능케 했다. 여기에는 화려한 NFT 마케팅도, 토큰 거래도 없이 단지 실질적인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서의 블록체인이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매체는 "이러한 사례들은 대대적인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실제 기술이 가치를 드러내고 있는 지점은 바로 이 신흥시장"이라며 "업계가 화려한 표면 아래 감춰진 현실적인 채택, 개발자들의 움직임,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무시한다면 가장 중요한 변화를 놓칠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미국을 기다리지 않았다. 진정한 글로벌 혁신을 원한다면, 이미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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