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chainRiver General News

파벨 두로프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김예슬 기자] 전 세계 9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인기 메시지 앱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 경찰에 체포돼 화제다.

<!-- -->

최근 미국의 보수 정치 평론가 터커 칼슨의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터커칼슨네트워크(TCN)에 파벨 두로프의 인터뷰가 독점 공개됐다. 26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이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파벨 두로프는 1984년 러시아(당시 소련)에서 태어난 프랑스계 러시아인이다. 두로프는 "4살 때 가족 모두 이탈리아로 이주해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본 것과 소련에서 경험한 것을 비교하게 됐고, 자본주의 체제나 자유시장 시스템이 확실히 더 낫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 두로프의 가족은 러시아로 돌아가야 했다. 코딩과 디자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던 두로프는 귀국 당시 IBM의 개인용 컴퓨터 'PC XT'를 러시아로 가져왔는데, 덕분에 프로그래밍을 독학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학 진학 후 두로프는 친구들을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프로그래밍에 본격적으로 손을 댔고, 21살의 나이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VK'를 만들었다. 이후 VK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국가에서 가장 크고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VK는 회사로서도 성장해 활성 사용자 수 1억명을 확보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숫자였다. 그러나 2011년경 VK는 처음으로 장애물에 부딪쳤다. 러시아 야당이 VK를 이용해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자 정부가 VK 내 시위 관련 커뮤니티의 폐쇄를 요구한 것. 자유권을 중시했던 두로프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2013년에 우크라이나에서도 VK를 이용한 반정부 운동이 벌어졌다. 러시아 정부는 VK에 시위 주최자의 개인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했으나, 두로프는 또다시 거부했다. 이에 정부는 두로프에 "러시아 지도자의 요구에 따르거나, CEO직을 사임하고 러시아를 떠나라"고 명령했고, 결국 두로프는 VK를 매각하고 러시아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두로프는 "VK는 나의 보물이었기 때문에 조금 힘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다. 내 인생의 목표는 자유로워지는 것이었고, 내가 만든 플랫폼을 통해 모든 사람이 자유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것이 텔레그램의 사명이자, 이전 회사인 VK의 사명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VK [사진: 셔터스톡]

그렇게 러시아를 떠난 두로프는 안전한 통신 수단의 필요성을 깨달았고, '암호화된 메시징 앱'이라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친형과 상의했다. 그의 형은 수학 분야 세계 챔피언이었고 암호화 전문가이기 때문에 통신 암호화의 기본 원칙을 설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두로프는 "형은 천재이기 때문에 약간의 수정만으로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암호화 표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떠난 뒤 두로프는 가장 먼저 독일 베를린으로 향했다. 이후 런던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 등 다양한 곳으로 이동해 회사를 설립하려 했지만, 현지 법률이 걸림돌이 됐다. 이런 장애물이 없는 곳을 찾은 결과, 두바이에 정착하게 됐다. 두로프는 두바이의 장점으로 '충분한 급여를 받는 한 거주 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 '세금이 저렴하다는 점', '인프라가 훌륭하다는 점'의 3가지를 꼽았다. 텔레그램은 두바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백도어를 설치하라거나 특정 개인의 계정을 차단하고, 어떠한 변경을 가하라는 압박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한다.

현재 텔레그램은 여러 국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규제 당국으로부터 다양한 요청과 요구를 받고 있다.

관련해 두로프는 "폭력이나 테러를 조장하는 그룹이거나, 부적절한 콘텐츠를 게시하는 그룹에 대한 검열이라면 정부 당국의 요청에 기꺼이 응하겠지만,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통신을 보호한다는 우리의 가치에 어긋나는 요청은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마약 밀매, 아동 성범죄, 사이버 폭력, 테러 조장 등 각종 범죄를 위한 소통 공간으로 악용됐음에도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db:圖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