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31%, 영업용 3.1% 줄어들 동안
관용은 36.4% 감소폭 ‘눈길’…단 14대 등록
포르쉐>에스턴마틴>아우디>벤틀리 順 감소폭↑
연두색 번호판 부탁한 마이바흐 62 제플린의 예시 사진. 기사 내용과는 무관.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정부가 8000만원 이상 고가의 법인차에 기존 번호판이 아닌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시행하고 7개월 동안 용도별 구분에서 가장 감소폭이 컸던 차목은 ‘관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월 국내에서 등록된 8000만원 이상 연두색 번호판 부착 관용차 대수는 단 14대로 전년 같은 기간(22대) 대비 3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가용 관용차는 31.0% 줄어든 2만3007대, 택시 등 영업용은 3.1% 줄어든 4379대로 각각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관용차가 공공기관장급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당수 고위직들이 교체 연한이 도래한 차량을 8000만원 미만의 제품으로 교체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두색 번호판을 단 차량이 ‘고가’로 인식되는 풍조 속에서 시민들의 시선을 의식해 관용차량의 급을 낮춘 셈이다.
실제 지난 5월에는 당시까지 집계에서 8000만원 이상 관용차는 단 2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각각 G90과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관용으로 선택한 광역도 의회 의장과 기초지자체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또한 연두색 번호판 부착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수입차 업계로 나타났다. 1~7월 8000만 원 이상 법인차 등록 대수는 2만7400대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등록 대수 3만7906대보다 1만대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포르쉐는 2219대 등록되면서 전년 대비 47.0% 급감했다.
또한 람보르기니(206대·1.0%↓), 페라리(165대·5.7%↓), 벤틀리(123대·65.0%↓), 마세라티(104대·42.2%↓), 롤스로이스(89대·44.4%↓), 맥라렌(37대·85.0%↓), 애스턴마틴(1대·96.2%↓) 등도 작년보다 등록 대수가 줄었다.
감소폭 순으로 봤을 때 가장 판매량이 줄어든 브랜드는 에스턴마틴, 아우디, 벤틀리 순이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주로 인근 인식이 나쁘게 작용할 수 있는 차량일수록 연두색 번호판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법인명의로 스포츠카를 구입하는 등, 사회적인 방종을 막기 위해 시작한 제도가 어느정도 효과를 본 셈”이라고 평가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관계자도 “이번 조사결과는 고가 법인차 신차의 등록 대수 급감은 연두색 번호판 효과에 따른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이른바 ‘회장님차’로 불리는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G90과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법인차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6%, 63.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