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캐피탈사 2분기 실적·건전성 점검’
A급 이하·부실비중 높은 업체 건전성 충격↑
“A급 이하 건전성 추가 악화 가능성 모니터링”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재평가에 따른 캐피탈 업계의 실적 차별화가 본격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은 A급 이하 캐피탈사들은 부실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되며 건전성 지표가 약화되고 수익성도 저하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14일 한국신용평가의 ‘캐피탈사 2분기 실적 및 건전성 점검’에 따르면, 6월에 강화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최초로 적용한 캐피탈사들의 2분기 실적에서 고정이하여신(유의·부실우려 등급)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저하 및 업체간 차별화 심화 흐름이 확인됐다.

특히 A급 이하 9개 캐피탈사(아이엠·메리츠·한국투자·애큐온·M·한국·오케이·키움·한국자산)는 정상여신으로 분류됐던 PF 대출 자산이 요주의이하여신(보통 이하 등급)으로 다수 편입되면서 부실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 전·후인 3월 말과 6월 말의 PF 대출 내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비교해 보면, AA급 캐피탈사에서 3.6%에서 6.1%로 상승한 가운데 A급 이하에서는 9.1%에서 14.6%로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 자료]

같은 A급 이하 캐피탈사 중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났다.

6월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높은 순서대로 상위 25%, 중간, 하위 25% 업체로 나눠 보니, 상위 25%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3개월새 6.5%에서 17.7%로 급증했으며 중간 구간에서도 3.1%에서 5.5%로 늘었다. 반면, 하위 25% 구간에서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6.1%에서 1.5%로 줄어들었다.

또 부동산 PF 자산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한 영향으로 캐피탈사들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커버리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AA급은 3월 말 140.5%에서 6월 말 95.3%로, A급 이하는 89.4%에서 58.0%로 낮아졌다.

A급 이하 중에서도 고정이하여신 비율 상위 25% 업체에서는 충당금 커버리지가 3월 말 161.5%에서 6월 말 53.4%로 급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일부 업체의 대규모 상·매각 효과에다, AA급 대비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이들 A급 이하 캐피탈사의 경우, 향후 사업장 재구조화나 경·공매를 통해 부실 정리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낮은 충당금 커버리지로 인해 추가적인 손실부담이 크게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신용평가 자료]

수익성 지표는 건전성 지표 악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 확대로 전반적으로 저하된 가운데, 건전성이 열위한 업체들일수록 그 영향이 더욱 민감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A급 이하 캐피탈사 중 고정이하여신 비율 상위 25%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분기 1.0%에서 2분기 0.5%로 고꾸라졌으며, 건전성 저하로 인해 2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사례도 있었다. 반면 하위 25%의 ROA는 1.1%에서 1.7%로 늘어났다.

한신평은 “충당금 커버리지가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유의·부실우려 자산 비중이 증가한 일부 AA급 및 상당수 A급 이하 업체들의 건전성과 수익성 변화는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라며 “특히 A급 이하 업체들은 자산건전성 지표의 추가 악화 가능성과 충당금 적립 부담을 함께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동산 PF 사업장 평가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인 점을 감안할 때, 자율적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에는 요주의여신이 고정이하로 전이되면서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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