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조정장세, 펀더멘탈은 탄탄
지금은 과도기적 섹터 탐색의 시기
AI혁명, 투자의 변곡점 주목 강연
“현재 시점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은 바로 ‘온디바이스(On-device) AI’입니다. 다만 아직 관련 기술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인 만큼, 반도체로 대표되는 AI 인프라 투자 관련주에 집중됐던 투심이 온디바이스 AI로 넘어가기 전 과도기적 섹터를 탐색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조만간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주의 뒤를 이어 주목할 섹터는 미국 데이터센터·전력인프라주입니다.”
반도체·AI 관련 투자 전략서 ‘바로 써먹는 최강의 AI 혁명 투자’, ‘바로 써먹는 최강의 반도체 투자’의 저자이자 유명 유튜브 채널 ‘IT의 신’을 운영하는 이형수(사진) HSL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20일 헤럴드경제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불거진 반도체주 조정장세의 요인으로 미국발(發) 침체 공포와 피벗(pivot, 금리 인하)에 따른 매크로 차원의 변동성 심화 외에도 다음 투자처로 떠오른 ‘온디바이스 AI’의 기술적 성숙도가 투자자의 기대치를 아직 따르지 못하고 있어 투자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밖에 없는 만큼 펀더멘털은 탄탄하다”면서도 “이미 너무 커져버린 투자자의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 조정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짚었다.
이 대표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섹터와 종목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오라클, 마벨 테크놀로지 등 데이터센터 관련주 ▷뉴스케일 파워, 퍼스트 솔라 등 전력인프라 관련주다. 이 대표는 “미국 빅테크와 블랙록 등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최근 천문학적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펀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서버 증설과 ‘리쇼어링(생산 시설 미국 복귀)’의 영향으로 과거 20년간 9% 증가한 전력 수요는 향후 20년간 38% 늘어날 예정이다. 이때 핵심 사업 부문이 될 전력인프라주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 대표 반도체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하락세의 까닭 역시 이런 흐름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서버 관련 메모리칩에서 대만 TSMC 등과 비교했을 때 우위에 서지 못했단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게 된다면 모바일용 HBM에 강점을 지닌 국내 반도체 양강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자율주행차나 휴머노이드 로봇 등 온디바이스 AI 관련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본격 출시되기 전까지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것이 고민할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테크 종목에 대해선 동학개미 와 서학개미 의 투자 전략이 달라져야 할 시점이라고 봤다. 11월 미 대선 전 매그니피센트7(M7) 등 대표 기술주와 데이터센터·전력인프라주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하는 반면, 국내 IT주의 경우 미 대선발(發) 정책 변동 리스크에 집중하며 관망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음 달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 플라츠에서 개최하는 ‘머니페스타’에서 ‘AI혁명, 투자의 변곡점을 주목하라!’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이날 이 대표는 AI혁명의 흐름에서 투자자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메가트렌드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이를 주도할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