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8월에만 3710대 팔려…기아 승용 부문 판매 1위
경기 불황에 10월 중고 경차 시세 최대 2% 상승
현대차 경차 ‘캐스퍼’ 외관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신차와 중고차 시장을 막론하고 경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때 준중형 모델에 밀려 존재감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실용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요노(YONO, You Need Only One) 트렌드 확산 등에 힘입어 경차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캐스퍼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32.3% 늘어난 5031대가 팔렸다. 이는 현대차 RV(레저용차량) 라인업 가운데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싼타페’(5715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전월 대비 판매량 증가율은 46.9%로 1위다.
캐스퍼의 경우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전기차 모델 ‘캐스퍼 일렉트릭’이 판매량 상승세를 견인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달 현대차 전기차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1439대가 팔렸다.
기아 경차 ‘레이’ 외관 [기아 제공] |
기아의 대표 경차 레이 역시 매월 35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레이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승용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3710대가 판매됐다. 올해(1~8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레이는 3만3378대를 기록하며 승용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경차 선호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2030세대의 중고차 구매 문의와 조회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00만원 이상~2000만원 미만 모델에 대한 구매 문의 및 조회수가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모델별로 살펴보면 캐스퍼는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CN7)’에 이어 두 번째로 구매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고객들은 캐스퍼를 가장 많이 조회하고 문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아반떼와 레이가 뒤를 이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요노족을 포함한 2030 세대는 중고차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들의 실용적이고 가성비 높은 소비패턴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 요노 트렌드가 지속해서 중고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케이카 2024년 10월 중고차 시세 전망표. [케이카 제공] |
한편 중고차 시장에서 경차의 몸값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오는 10월 경차 시세가 이달 대비 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델별로는 ▷쉐보레 더 뉴 스파크(5.9%) ▷기아 레이(3.7%) 등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차는 첫차를 많이 구매하는 시기인 연초에 수요가 높은 차종이다. 최근 위축된 소비심리로 인해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은형 케이카 PM팀 애널리스트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경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시장 전반적으로 경차의 회전율이 눈에 띄고 있다”며 “경차뿐만 아니라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 가성비 높은 인기 차량이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