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취약층 맞춤금융지원안’ 발표
최대 900만원 대출·채무조정 실시

정부가 저소득 청년에 금리 2%대 대출을 제공하는 청년자립자금을 신설했다. 또 청년 대상으로 이뤄지던 정책서민자금, 햇살론유스 지원대상자를 청년 개인사업자로 확대해 한 번에 최대 9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연체가 30일 이하인 기초수급자·중증장애인·70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원금을 감면해주며 채무가 500만원 이하인 기초수급자·중증장애인의 채무를 면제해주는 채무조정도 실시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 등 취약계층 맞춤형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이 마련된 건 지난해 폐업률이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9.5%를 기록하는 등 자영업자의 매출부진·비용부담이 계속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먼저 근로자햇살론, 햇살론15, 햇살론유스 등 정책서민금융 이용자에게 최장 1년의 상환유예 기간을 부여해 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해준다. 금융위는 연내 약 5만명에게 상환유예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다수인 햇살론뱅크 이용자에게는 최장 10년의 분할상환을 지원한다. 또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위탁보증 상품에 대해서도 상환기간을 최대 5년 추가 부여할 예정이다.

청년층을 위한 대책도 시행된다. 우선 저소득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유스는 그간 미취업 청년이나 중소기업 재직 1년 이하의 청년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창업 후 1년 이내의 저소득 청년 사업자도 생계비나 물품구매 등 용도로 1회 최대 9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연간 1만명에게 6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자활근로자, 한부모가족 및 조손가족 등 사회적배려대상 청년의 햇살론유스 이자 부담도 경감돼 2%대의 초저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연간 1만3000명이 6억4000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환능력이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지난 2022년 7월 발표한 ‘자영업자·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지원’을 통해 당초 올해 7월까지 41조2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말까지 11조1000억원 더 확대한다.

금융위는 이자도 내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채무조정도 진행한다.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 7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연체일수가 30일 이하 단기연체인 경우 원금을 최대 15%까지 감면하고, 연체가 1년 이상 경과한 기초수급자와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채무원금이 500만원 이하인 경우 1년동안 채무부담이 개선되지 않았을 때 원금을 100% 감면해준다. 각각 연간 약 1200명, 1500명의 대상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집계된다.

연체가 90일이 넘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채무조정을 이용중인 청년이 1년 이상 성실상환 후 채무액을 일시상환하는 경우 채무감면 폭을 20%로 확대해 성실상환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또 신복위 채무조정을 이용 중인 미취업자가 취업지원제도 이수 후 취업에 성공할 경우 이자율 또는 원금 감면율을 확대해 근로 의욕을 고취하고 취업 노력을 유도한다.

그 외 폐업을 희망하는 자영업자가 조속히 채무를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주택연금 상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자영업자가 폐업을 준비하는 경우 연금 대출한도의 90% 내에서 기존 채무인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해 기존 사업의 조속한 정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폐업 후 재창업하는 자영업자가 신복위의 재창업지원위원회의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인정받은 경우에는 자금지원을 받을 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료율을 인하하고 금리, 거치기간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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