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휴대전화 수출 호조 영향
누적 흑자액 594억7000만달러
지난해 동기보다 5배 이상 넘어

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정보통신(IT)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8월까지 누적으로 이미 53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면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6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1년 만에 적자(-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가 5월(+89억2000만달러) 반등한 뒤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규모는 7월 89억7000만달러에 비하면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54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큰 편이다. 이에 8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536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06억7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경상수지 흑자의 주요 원인은 상품수지다. 상품수지 흑자는 8월 65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8월까지 누적 흑자 규모는 59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2억6000만달러)의 10배에 육박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계속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수출은 574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7.1% 증가했다. IT품목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11개월 연속 지속됐다. 수입도 508억6000만달러로 4.9% 증가했다.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AI 관련 투자 수요가 지속되고 중국의 경기 부양 노력,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 등 거시경제적 환경과 투자 관련 움직임을 보면 좀 양호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있다”며 “주요국의 경기 변화나 우리 경제의 내수 회복 속도, 또 중동 지역 전개 양상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남아, 중국, 미국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유럽연합(EU) 지역으로의 수출은 증가 전환했다. 8월 미국 수출규모는 99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1.1% 증가했다. 중국은 113억4000만달러로 7.9%, EU는 64억3000만달러로 16.1% 증가했다.

이외 항목을 보면 서비스수지가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12억3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16억9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고, 이전소득수지는 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8월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49억3000만달러 늘었다. 전월 110억3000만달러 대비 증가폭이 축소했다. 미국 경기둔화와 인공지능(AI)산업 수익성 둔화 우려 등으로 주식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폭에 대한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4억6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2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6억4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26억2000만달러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8억3000만달러 증가했고, 기타투자는 기타자산을 중심으로 26억9000만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10억6000만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14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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