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17억개 판매…90년대생 향수 자극
야외 공간은 반려견과 함께…멍맥주·먹치킨
10일 서울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스토어 현장. 정석준 기자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어릴 때 먹던 용가리 치킨이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 팝업스토어(임시매장)에서 나올 줄은 몰랐네요. 반려견이랑 같이 즐길 수 있어 더 좋은 시간입니다.”
지난 10일 기자가 찾은 서울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은 추억을 찾으러 방문한 사람들로 가득 찾다. 약 120평(396m²)인 창고용 건물 안에는 50여명의 2030세대가 용가리치킨을 즐기고 있었다. 음악도 ‘거북이-비행기’, ‘보아-NO.1’, ‘더자두-김밥’ 등 90년대생의 향수를 자극하는 플레이리스트가 나왔다.
하림 관계자는 “1999년에 출시한 용가리치킨과 함께 자라온 MZ(밀레니얼+Z)세대들을 위한 공간이 콘셉트”라며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1시간마다 입장객을 받는데 온라인 예약은 매번 매진 중”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용가리 치킨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내달 3일까지 팝업을 운영한다. 용가리치킨은 국내산 닭고기 순살을 공룡 모양으로 만들어 튀긴 치킨 너겟 제품이다. 출시 이래로 너겟 17억개 이상이 판매됐다. 한 줄로 세웠을 때 지구를 약 4바퀴(약 18만㎞)를 돌 수 있는 양이다.
팝업에 들어서자 조형물 ‘깨진 알’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용가리가 깨고 나온 알이라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인증샷’을 남기는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알을 깨는 시늉을 하거나 용가리치킨과 맥주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10일 서울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스토어 현장. 정석준 기자 |
10일 서울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스토어 현장. 정석준 기자 |
한켠에는 다트 전지기, 펌프게임 등 과거에 유행했던 게임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게임을 통해 받은 칩은 맥주와 오리지널 '용가리 치킨'뿐 아니라 신제품 ‘불 용가리 치킨’, ‘용가리 불 볶음면’으로 교환해서 맛볼 수 있다. 또 방문객이 직접 맥주 거품을 용가리 치킨 모양으로 그려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20대 빈모씨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용가리 치킨을 먹는데, 이렇게 팝업을 한다는 소식에 흥미로워서 방문했다”며 “옛날 광고를 보고 음악을 들으니 추억이 떠올라 재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10일 서울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스토어 현장. 정석준 기자 |
10일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스토어 현장. 정석준 기자 |
야외 공간은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채워졌다. 숨겨 놓은 간식을 냄새를 맡아 찾아내는 ‘공룡알 노즈워크’, 순발력을 테스트하는 보드게임 ‘할리갈리’ 등 반려견을 위한 놀이가 준비됐다. 할리갈리는 게임 부스 주변에는 반려견이 짖는 소리 대신 종을 치거나 방문객들이 반려견을 독려하는 목소리가 채워졌다.
반려견과 함께 팝업을 방문한 20대 조모씨는 “반려견과 함께 입장이 가능한 팝업은 처음인데, 강아지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친구와 치맥(치킨+맥주)를 즐기면서 강아지 간식도 챙겨줄 수 있어 다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스토어 현장. 정석준 기자 |
10일 서울 성수동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스토어 현장. 정석준 기자 |
하림이 야외공간을 반려견 콘텐츠로 꾸민 이유는 2017년 설립한 자회사 하림펫푸드와 연관있다. 팝업에서 반려견이 즐긴 게임을 통해 제공하는 경품도 ‘용가리 멍치킨’, ‘멍맥주’ 등 하림이 생산하는 반려동물용 음식이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전망은 밝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22년 62억달러(약 8조원)에서 2032년 152억달러(약 2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림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팝업을 방문해 게임을 즐기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체험해보면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