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비트코인 6만달러선 횡보합세
금리인하 속도조절론 등 거시경제 영향
美대선 한달앞…트럼프와 동조화 옅어져
FTX상환 최대163억달러 시장유입 기대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이 한 달 만에 6만달러 선을 내주며 ‘업토버’(Up+October․10월 급등)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이 나오는데다 중동 위기 격화에 따른 거시경제 요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미국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트코인 간 동조화도 옅어진 흐름이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 FTX 상환발(發) 대규모 자금 유입은 투자심리 개선 기대감을 키운다.

12일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오전4시 기준) 5만9407달러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19일(오전 2시·5만9944달러) 이후 약 한 달 만에 6만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달 8일(오전12시 기준) 6만4066달러를 기록했지만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는 6만4000달러(8626만원)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0월 상승설을 뜻하는 업토버 사이클 기대감을 키우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25%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말(오전9시 기준)에는 6만4000달러를 뚫고 6만5634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6만달러선 보합세에 머물며 ‘다운토버’(Down+October) 흐름이다.

다운토버는 미국 금리인하 속도를 붙잡는 거시경제 환경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달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2% 상승한 2.4%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1% 상승보다 높은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시장 예상치(3.2%)를 넘은 3.3%로 집계됐다. CPI 둔화 속도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금리인하 속도 조절 전망에 힘을 실었다. 앞서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21셰어즈의 리나 엘디브 분석가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자산은 특히 인플레이션 지표에 민감하다”며 “이 지표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조화도 제한적 흐름이다. 비트코인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적 자산 비축” 등과 같은 친(親) 가상자산 발언으로 가격이 급등세를 탔다. 미 대선의 성패를 가를 7개 경합주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시장은 지난 일주일간 횡보하는 모습이었다”며 “트럼프 후보가 펜실베이나주 유세 이후 예측시장에서 선전하는 흐름이었지만 시장은 이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FTX 상환 절차에 따른 대규모 자금 유입은 긍정적 요소다.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파산법원은 2022년 11월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 묶여 있던 자금을 피해자에게 현금으로 상환하는 계획을 7일(현지시간) 승인했다. FTX 파산 피해 투자자는 약 9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에게 돌아가는 자금은 최대 163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한다. 상환 절차는 계획 발효 이후 두 달 내 시작된다. 상환액이 다시금 시장으로 유입돼 하반기 수급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 연구원은 “마운트곡스 이슈보다 FTX 자금상환의 수급영향이 클 수 있다”며 “자금성향상, 상환 후 디지털 자산시장으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업토버 기대감도 남아있다. 역사적으로 강세장인 4분기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은 매년 10월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같은 업토버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긍정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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