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타다나자산운용 내년 인수 계획
한화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Lippo Group)의 계열사 칩타다나증권을 인수하면서 현지 공략에 나선다. 국내 증권사 중 7번째 인도네시아 진출로, 디지털 금융시장을 겨냥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칩타다나증권 인수에 대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칩타다나증권과 칩타다나자산운용의 지분 80%를 각각 약 493억원, 16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칩타다나자산운용은 내년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한두희(사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칩타다나증권은 인도네시아 디지털 금융시장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화투자증권은 최대주주이자 파트너로서 칩타다나증권이 아세안을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리포그룹은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거대기업집단이다. 은행으로 사업을 시작해 부동산, 소매유통, 의료, 교육, 통신, 호텔, 전자상거래 등에 진출해있다. 1990년 설립된 칩타다나증권은 20년이 넘는 업력으로 현지 10대 증권사로 평가 받는다. 개인 및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주식·채권 거래, 공·사모 증권 인수 업무 등 업무를 한다.
기존 인도네시아 진출한 증권사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 등 6곳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공략에 나선 건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인구 2억8000만명의 대국으로 중위연령도 29.7세로 젊은 국가다. 동남아시아 최대 소비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석탄, 니켈 등 광물 자원도 풍부해 중국과 베트남을 대체하는 제조 강국이기도 하다. OECD는 올해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을 5.1%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치 3%를 웃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인수로 베트남과 싱가포르 이어 총 3개의 해외 현지 법인을 소유하게 됐다. 2019년 4월 베트남 증권사 HFT증권을 인수한 뒤 사명을 파인트리(Pinetree)증권으로 변경하면서 디지털 기반 플랫폼 구축에 주력해왔다. 파인트리 증권은 지난 6월 기준 자기자본 약 830억원 규모다. 2021년 1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2023년 연간 세전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세전이익은 13억원이다.
증권사들의 인도네시아 성적은 엇갈린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KB 인도네시아 법인은 순이익 31억1300만원을 올리며 지난해 상반기(17억5561만원) 대비 77.3%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2억7171만원을 기록했다. NH·신한·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 상반기 각각 19억6200만원, 10억9800만원, 13억93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