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테크판 세기의 동맹으로 통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연합군의 디테일이 점점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겉보기엔 끈끈한 협력이 계속되는 듯 보이지만 물밑에선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장면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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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동맹에 긴장의 시그널이 나타난 것은 갑작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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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양사 관계가 미묘해졌다는앵글을 담은 보도들이 때가 되면 한번씩 나오고 있다. 앵글의 디테일은 보도들마다조금씩 다른데, 최근뉴욕타임스에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간 긴장은 AI 판이 커지고 있는데,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했던 것 많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갈증에서비롯되는 것 같다. 두 회사 경영진들 사이에선 한쪽에 너무 올인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도 꽤 엿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선 지난해말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이사회에 의해 갑작스레 해임됐다 복귀하는 소동이 벌어진 이후 오픈AI만 의존해서는인식이 더욱 구체화된 듯 보인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사석에서 알트먼이해임된 것에 대해 충격적이고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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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오픈AI에 대한 투자에도 나름 영향을 미친 것 같다.지난해 가을 샘 알트먼 CEO는 사티아 나델라에게 수십억달러 규모 투자를 요청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했던 터였다. 나델라는처음에는 추가 투자에긍정적이었다가 샘 알트먼 해임 소동 이후 이를 재검토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초 오픈AI 경쟁사 인플렉션 핵심 인력 대부분을 영입하기 위해 6억5000만달러를 지불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인플렉션을 설립한 무스타파 슐레이먼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픈AI 소프트웨어로 개인용 AI 제품을 개발하는 조직을 이끌고 있다.샘 알트먼 CEO를 포함해 오픈AI 일부 임직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슐레이먼을 영입한 것을 불편했다는 후문이다.
오픈AI 입장에선 슐레이먼이 껄끄러운 건 마이크로소프트 독자 AI 모델 개발 전략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슐레이먼은 오픈AI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 장기 행보에 있어 핵심 인물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마이크로소프트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단기간에오픈AI를 대신할 자체 AI 역량을 갖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디인포메이션은 5월 마이크로소프트는 매개변수 5000억개 규모 자체 LLM인 MA-1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슐레이먼이 이끄는 조직은 빠르면 5월 MAI-1을 내놓을 것으로 낙관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고 그 이후로 어떤 모델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오픈AI는 오픈AI대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점점 할말이 많다. 계약 조건 및컴퓨팅 파워 확보 측면에서 특히 그렇다.
일찌감치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대급부로 다양한 혜택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오픈AI가 AI 모델 학습 및 운영에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인프라만 활용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오픈AI LLM을 애저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오픈AI는 지난 1년 간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 조건을 바꾸기 위해 적극 움직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인프라를 쓰는데 따르는 비용을 줄이고 필요하면 타사 컴퓨팅 파워도 쓰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반복적으로협상을시도했고 6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양사 계약에서 예외를 두는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오픈AI는 오라클과 100억달러 규모 거래를 맺을 수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해당 거래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오라클은 AI개발을 위한 컴퓨팅 스택을 제공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는 최근 몇 주 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제공하는 컴퓨팅 파워 관련해금액을 낮추는 것은 골자로 하는 계약 변경에 대해서도 협상했다고 뉴욕타임스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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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최근 1570억달러 가치에 66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여기에 참여했다. 하지만 비중은 크지 않았다. 오픈AI는 이번 투자에서 엔비디아를 포함해 사업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후원자들을 늘리는데 신경을 쓴 모습이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하기로 한 협력을 실무 차원에서 진행하는 과정도순탄한 건 아니다. 일부 오픈AI 직원들은 샘 알트먼 CEO에 슐레이먼이 최근 화상회의 도중 오픈AI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른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슐레이먼은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하기로 했던 만큼 빨리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지 못해 고함을 친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AI 직원들은 자사 사무실에 파견 나와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들이 두 회사가 합의한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고 중요한 오픈AI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한 것에 대해서도 분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 10여명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사무실에 상주하며 오픈AI가 보안 프로토콜을 따르도록 설정해 제공하는 노트북을 사용해왔다.
현재 시점에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동맹이 결별 코스로 들어섰다 보기는 무리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계속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쪽에만 의존하기엔가려운 부분들도 계속 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픈AI는 성장을 지원할 자금과 컴퓨팅 파워,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필요하고,마이크로소프트는 점점 오픈AI 플러스 전략을 원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아쉬워하고불편해 하는 장면은 계속 연출될 것 같다.
[db:圖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