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한국 증시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관찰대상국 지정을 피하게 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자칫 15년 만에 선진시장에서 강등될 위기였지만, 이를 피하면서 당장 외국계 대규모 자금 이탈 우려 고비는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계획한대로 내년 3월 차질없이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건 남은 과제로 꼽힌다.

8일(현지시간)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FTSE 러셀이 하반기 정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 증시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관찰대상국 지정은 2009년 이후 한국 시장이 유지해온 선진시장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 FTSE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도 국내 투자에서 이탈할 수 있다.

관찰대상국 지정 우려가 제기됐던 건 작년 11월 국내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게 컸다. FTSE 러셀은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처가 시행된 2020년 3월에도 공매도 금지 방침을 유지하면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번 결정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 지정을 피하면서 최근 얼어붙은 증시 시장에 또다른 악재는 피하게 됐다.

다만, FTSE 러셀은 한국의 공매도 금지 조처를 문제 삼았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키지 않은 건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정부를 일단 지켜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시장 분류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공매도 금지 조처가 한시적이고, 내년 3월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적극 피력해왔다.

실제로 FTSE 러셀도 “공매도 금지는 내년 3월 30일까지 연장됐다. 금융위는 공매도 불법 거래에 대해 더 가혹한 처벌을 도입하고 한국거래소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예고했다”고 언급했다.

또 공매도 재개가 신속하게 달성되지 않으면, 한국 증시 분류 추가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도 했다. 향후 상황에 따라 추후 시장 분류 때 다시 관찰대상국 지정 여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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