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특혜 논란·노조 반발 ‘난관’ 지속
금융당국 판단에 달린 동양·ABL생명 인수전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이번주(10월 7일~11일) 인수·합병(M&A) 시장은 금융 딜(거래) 답보 상태가 지속됐다. 생명·손해보험사 및 여신전문금융사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MG손해보험 매각 관련 “특혜 없이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말했다.
금융 및 정치권 일각에서는 수의계약으로 추진되는 MG손해보험 매각이 메리츠화재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메리츠화재는 3차 유찰 당시 서류미비로 낙찰을 못받았던 회사”라며 “금융위가 MG손해보험 매각에 무리수를 두고 있으며 수의계약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 주장의 골자는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메리츠화재가 1조원 규모의 특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MG손보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돼 스스로 정상화 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령에 따라 매각 절차를 진행했으며 메리츠화재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사무금융노동조합의 반발을 뒤로하고 인수자 확정에 이를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MG손해보험 직원 과반이 노조에 가입해있는 까닭에 노조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승계를 둘러싼 직원과 인수자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외에 여신전문사 M캐피탈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우선매수권 행사를 검토 중이다. 당초 사모펀드(PEF) 운용사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 주도의 경쟁입찰을 통해 외부 매각이 예상됐으나, 주요 출자자(LP)인 새마을금고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조정해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0일 개최된 새마을금고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심의되었으며, 내주 예정된 LP 협의를 거쳐 최종안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M캐피탈은 대주주가 변경된 2020년 이후 영업기반이 기존 설비금융에서 기업·투자금융으로 바뀐 상태다. 이후 자산규모가 안정화되고 건전성 지표가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M캐피탈 총자산은 3조679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BIS기준 조정자기자본비율 18.44%를 기록했다.
우리금융그룹이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은 우리금융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로 인해 순연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우리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정기검사에 착수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경영실태평가 등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정대출 사건 등으로 인해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1년여 앞당겨 진행하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