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그린북 10월호’ 발표

정부가 여섯 달째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를 강조하면서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들어 소매판매가 들쭉날쭉한 흐름을 나타내고 건설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내수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낙관적인 시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내수가 부진하다고 본 한국개발연구원(KDI)과는 엇갈린 경기 판단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전달에 이어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평가를 유지한 것이다. 다만, ‘부문별 속도 차’를 거론하면서 수출 호조에 따른 온기가 경기 전반에 충분하게 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정부의 내수 회복 조짐 진단은 여섯 달째 계속되고 있다. 다만, KDI 등 외부 평가와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KDI는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11개월 연속 내수 부진 판단을 내렸다.

주요 내수지표 중 하나인 소매판매는 8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전월보다는 1.7% 증가했지만 올 들어 월별로 증가·감소를 반복하면서 뚜렷한 방향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소매판매에 신용카드 승인액과 자동차 내수 판매량 증가 등은 긍정적인 요인이나,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0.8포인트) 등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정부는 언급했다.

또 다른 내수 지표인 건설투자는 1년 전보다 0.9%, 전달보다 1.2% 각각 감소했다. 중장기 건설투자에 건설수주 증가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낮은 수준의 아파트 분양물량 자체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0.9%)과 설비투자(7.8%)는 1년 전보다 늘었다. 서비스업은 소상공인 체감경기와 온라인 매출 증가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고속도로 통행량 증가세 둔화가 부정적인 요인으로 각각 분석됐다.

정부는 대외 여건에 대해 글로벌 경제가 교역 개선과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으로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역별로 회복 속도에 차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분쟁 확산 우려, 원자재 가격 변동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양영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