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살아나며 내수 회복했지만
‘성장엔진’ 수출 -0.4% 뒷걸음질
소비 0.5%↑·설비투자 6.9%↑
우리나라 경제가 3분기 고작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내수가 일부 회복했지만, 수출이 흔들리면서 성장이 주저앉았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관련기사 3면
우리나라 경제는 1분기(1.3%) 깜짝 성장했으나, 2분기(-0.2%) 역성장으로 돌아섰고 3분기에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한은이 예상한 3분기 성장률은 0.5%였다. 예상치보다 0.4%포인트나 낮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도 성장률은 1.5%에 불과하다. 1분기엔 3.3%에 달했고, 2분기(2.3%)에도 2%대를 유지했는데, 3분기 1%대로 떨어졌다.
이번 성장률 쇼크는 수출이 무너진 반면 수입은 늘어난 영향이 컸다. 3분기 우리나라 수출은 0.4% 감소했다. 2분기까지 1.2% 크며 성장세를 유지했던 수출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거기에 수입은 오히려 1.5% 늘면서 순수출이 성장률을 오히려 0.8%포인트 주저 앉혔다. 내수는 일부 회복했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5% 증가했다. 승용차와 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재화소비가 늘어났고, 의료 및 운송 부문에서 서비스 소비도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다만 직전분기 민간소비 위축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는 예상대로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면서 “수출의 경우 자동차 파업,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화학제품 수출이 부진했던데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보다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등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6.9% 늘어났다.
다만, 내수 항목 중 유일하게 건설투자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건설투자는 3분기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감소했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농림어업은 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3.4%,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 등이 늘어 5.1%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으나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운수업 등이 늘어 0.2% 증가했다.
제조업도 운송장비,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그러나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 외로 매우 미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1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앞서 8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한 차례 하향했다.
한은은 “성장률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및 정보통신(IT) 사이클, 글로벌 교역조건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자세한 내용을 11월 경제전망 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5% 증가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5% 증가했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