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발표, 서울 기준 수치
‘부모찬스’ 많은 20대는 매수 비중 되레 증가
전국 아파트 매입비중도 40대가 30대 앞서
지난 8월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한도를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맞춰 산출하기로 결정했을 땅시,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직장인 A(35) 씨는 지난 9월 시작된 ‘2단계 스트레스 DSR’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11월 잔금을 치르고 새집에 입주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액수가 수천만원 감소하고 금리도 오른 것이다. 간신히 보험사 대출을 받고, 퇴직금을 사전정산 받으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A 씨는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내집 마련이 필수가 돼가는데, 대출을 갑자기 막으면서 집을 사는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9월 전체 매매량에서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실수요자들의 대출을 막으면서, 이미 치솟아버린 집값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젊은 세대가 시장에서 이탈한 결과로 풀이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이달 신고된 아파트의 40대 거래 비중은 26.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40대 거래 비중이 30대보다 높아진 것은 올해 3월(26.2%) 이후 6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도 지난 7월부터 40대(33.2%)의 거래 비중이 30대(31.5%)보다 높아진 가운데 9월 들어 30대(30.3%)와 40대(33.1%)의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30대 거래 비중은 2023년 11월(29.3%)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지난 9월 전국 기준 50대 거래 비중은 21.4%, 60대는 14.2%로 각각 전월(21.0%, 13.4%) 대비 상승했다. ‘부모 찬스’가 많은 20대 이하 거래 비중은 전국 기준 3.6%를 차지해 올해 2월(3.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본격적으로 거래량이 늘고 아파트값이 상승하기 시작한 올해 3월부터 30대 비중이 근소한 차이로 40대를 앞질러 왔다.

지난 8월까지도 30대 거래 비중은 27.8%로 40대(26.9%)보다 높았지만, 9월 들어 다시 40대 거래 비중이 30대(26.6%)를 넘어선 것이다.

업계는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된 데다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올리고 유주택자의 대출을 제한하는 등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이같은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가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실제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올해 7월 5만4732건에서 8월 들어 4만7916건으로 줄고, 9월에는 3만9362건으로 감소하며 4만건 밑으로 추락했다.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거래가 감소하면서 원정투자도 줄었다. 지난 9월 서울 거주자의 외지 아파트 매입 비중은 5.4%로 8월(6.1%)보다 줄었고, 지방 등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도 22.8%로 전월(22.9%)보다 소폭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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