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선 후보 슬라보미르 멘첸 [사진: 셔터스톡]
폴란드 대선 후보 슬라보미르 멘첸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슬라보미르멘첸(Slawomir Mentzen) 후보가 비트코인(BTC)을 전략 준비 자산으로 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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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포스트에 따르면 멘첸 후보는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 계정에 "폴란드에 BTC 준비금을 만들겠냐"라는 질문에 대해 "물론이다(Oczywiście!)"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멘첸은 BTC의 희소성과 가치를 강조하며 준비금 도입이 폴란드 경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격이 600달러 정도였던 지난 2013년에 BTC를 구입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자신의 보유 자산 전부를 BTC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멘첸은 33.7 BTC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멘첸은 BTC가 미국 대선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 했지만, 현재 자신이 보유한 BTC를 매각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BTC의 장기적인 가치를 믿으며 몇 년 동안 팔지 않는 것이 나의 요령"이라고 주장했다.

멘첸은 엘살바도르의 사례를 언급하며, BTC가 전 세계적으로 경제 변동성을 줄이고 미래 금융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세계 최초로 BTC를 법정 화폐로 채택했으며, 현재 약 5937 BTC를 보유하고 있다.

폴란드 대선 후보가 비트코인을 전략 준비 자산으로 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사진: 셔터스톡]
폴란드 대선 후보가 비트코인을 전략 준비 자산으로 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사진: 셔터스톡]

멘첸은 BTC에 대한 입장을 여러차례 번복한 바 있다. 그는 지난 9월 국가가 BTC를 보유하는 것에 대해 "외화보유고에서 '디지털 금'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그보다 앞선 2022년에는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를 권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암호화폐는 위험한 투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BTC를 구입한 이유에 대해"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흥미로운 대안이라고 생각했고, 자유주의자로서 이데올로기적인 이유로 투자했다"라고 설명했다.

멘첸의 이번 공약은 최근 BTC 지지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유사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트럼프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규제를 통해 경제 변동성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대비하기 위해 BTC 준비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신시아 루미스 와이오밍 공화당 상원의원이 전략적 BTC 준비 법안의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 법안은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가 BTC를 준비 자산으로 보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 BTC 공급량의 5%인 약 100만 개의 BTC를 매입해 최소 20년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만약 해당 법안이 실현된다면 다른 국가들도 이같은 움직임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폴란드 대통령 선거는 내년 상반기예정되어 있으며, 현재 두 번째 임기를 보낸 현직 대통령인 안제이 두다가 다시 출마할 수 없어 새로운 후보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번 BTC 공약을 내건 멘첸의 소속 정당은 폴란드에서 가장 작은 소수 정당으로, 실질적인 당선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