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은 본격적인 주류 자산 시장으로 성장을 이룬 해로 평가된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추현우·김예슬 기자] 2024년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드리웠던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주류 자산 시장으로 편입을 이룬 한해로 평가된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범, 반감기, 트럼프 당선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지만, 글로벌 디지털 금융자산으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의미 있는 도약을 이룬 시간이었다.
<!-- -->
비트코인 ETF 승인...본격적인 자산 시장 편입
오랜 침체기를 거듭하던 암호화폐 시장은 2024년 새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지난 1월 11일 SEC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해시덱스 등을 포함해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승인 조치로 인해 기관 및 기업, 개인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비트코인 투자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첫날 약 6조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지면서 성공적인 투자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1월 비트코인 형물 ETF가 승인됐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올 11월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2700조원에 이른다. 기업 시총으로 순위를 따지자면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이미 메타나 사우디 아람코보다 큰 가치를 지닌다. 전통적인 자산 규모로도 아직 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은의 규모는 한참 뛰어넘었다.
비트코인 4번째 반감기…역대급 투자 기대감 폭발
ETF 승인에 이어 연달아 호재가 잇따랐다. 4월 21일 사상 4번째 비트코인(BTC) 반감기가 완료된 것. 반감기는 비트코인 공급에 영향을 미치며 자산의 희소성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경제 메커니즘 중 하나다.
이번 반감기는 채굴된 블록당 블록 발행 보상을 6.25BTC에서 3.125BTC로 줄여 비트코인의 발행 속도를 효과적으로 절반으로 줄였다. 반감기 이후 신규 공급량은 반감기 이전 평균인 약 900BTC에서 450BTC로 감소했다.
비트코인 반감기의 중요성은 희소성 증대에 따라 이후 약 1년간 폭발적인 자산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과 2021년 2·3차 반감기를 거치면서 비트코인 가치는 2000만원과 8000만원 벽을 뚫었다. 이번 4차 반감기를 거치면서 비트코인이 최대 2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도는 배경이다.
2024 미국 대선에 친암호화폐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친암호화폐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11월 7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선거 캠페인 내내 친암호화폐 후보임을 자처한 트럼프는 미국을 암호화폐 주도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다.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와 채굴 지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장,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장 교체, 대통령 직속 암호화폐 자문위원회 설립 등이 대표적인 그의 약속이다.
실제로 당선 직후 트럼프는 암호화폐 지지자인 폴 앳킨스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했고, 백악관 AI·암호화폐 차르 직에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명했다. 단순 공약 이행 수준이 아닌 경제 정책 전반에 암호화폐를 주요 변수로 어느 때보다 선언이다.
미국 의회도 이에 찬동하고 나섰다. 지난 12월 16일 프렌치 힐 미국 하원의원이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힐 의원은 그간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던 인물로, 오는 2025년에 암호화폐 관련 법률을 우선시할 의사를 표명했다. 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공평한 정신 아래 목적에 적합한 디지털 자산의 규제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100일간 암호화폐 규제 및 달러화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법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이 10만달러 고지를 넘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비트코인 10만달러 돌파…알트코인도 들썩
트럼프 당선과 함께 각종 암호화폐 규제 철폐 분위기가 무르익자 시장도 출렁였다. 12월 5일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드디어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넘었다. 12월 16일에는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10만5000달러를 넘기면서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과열된 시장에 조정기가 찾아오면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종목들이 숨죽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더리움과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등 주요 알트코인 종목들이 들썩이면서 상승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 특히 오랜만에 규제 이슈에서 벗어난 리플의 성장 잠재력이 돋보인다. 최근 리플은 리플 USD(이하 RLUSD)의 정식 출시를 발표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도 진출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 기간이 2027년 1월 1일까지로 2년 더 연장된다.[사진: 디지털투데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및 과세 유예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격동은 국내 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올해 내내 규제 완화 움직임이 동반하면서 그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부진한 국내 증권시장을 대신해 암호화폐 시장이 개인투자가의 희망으로 솟아오르는 모습까지 보인다.
국내 첫 가상자산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하 이용자보호법)이 7월 19일부터 시행됐다. 이용자보호법은 2021년 3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이후 해당 법만으로는 가상자산 관련 각종 불공정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및 이용자 자산 보호에 일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이후 국회에 계류 중이던 관련 법률안 19건을 이용자 보호를 중심으로 통합·조정해 2023년 7월 18일 이용자보호법이 제정됐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4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국회 승인이 이뤄지면서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 유예 기간이 현 2025년 1월 1일에서 2027년 1월 1일까지로 2년 더 연장된다.
가상자산세는 가상자산 투자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당초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2022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2023년과 2025년에 이어 올해로 세 차례 미뤄졌다.
2025년 암호화폐 시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2025년 주류 자산 시장으로 본격 출발
새해인 2025년은 암호화폐가 주류 자산 시장으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범했듯새해에는 솔라나, 리플 등 알트코인 기반 ETF 승인도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SEC 수장 교체 이후 차기 행정부에서 새로운 암호화폐 ETF가 승인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커지는 모양새다.
스테이블코인도 기대주다. 2025년에는 금융 기관에서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 상품이 아닌,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디지털 백본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정치적 환경도 스테이블코인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으며,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증가하는 공공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낙관적인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날에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감은 더 부풀고 있다.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는 시장 보고서를 통해 2025년에 주요 암호화폐가 모두 신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코인은 20만달러, 이더리움은 7000달러, 솔라나는 3배 이상 올라 75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2025년에는 올해보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2025년 초반 비트코인 가격 하락 가능성이있지만, 짧고 일시적일 것이라며,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2025년 6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의 2배인 2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 중반까지 14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에 달할 것이며, 유리한 조건에서는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역시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비트코인은 금보다 더 희소해지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2030년까지 100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반감기 효력이 다할 때까지 2025년은 암호화폐 투자의 전성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디지털투데이 텔레그램 뉴스채널 구독하기(클릭)
[db:圖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