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 이야기를 다룬 고잉 인피니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부상과 몰락, 유죄 판결 등을 다룬다.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의 성장기에 대한 일화들도 많이 엿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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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비친 그는 공감능력이 많이 없고 베일 속에서 회사를 경영했다. 뱅 뱅크먼 프리드를 제외한 나머지 임직원들 입장에서 샘이 설립한 알라메다 리서치나 FTX는 블랙박스 같은 회사였다. 탈중앙성, 투명성과는 거리가 아주 먼 성향의 소유자가 암호화폐 시장을 대표하는 인물들 중 하나였다. 크립토판에선 이런 사람들 꽤 많지 않을까 싶다.
샘이 MIT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월스트리트 트레이딩 회사인 제인 스트리트 인턴 면접을 보는 것도 책 속에 있는 흥미로운 장면이다. 책에 따르면 월가 트레이딩 회사들은 물리학과 출신들에도 관심이 많았고 면접에서는 게임과 도박을 섞는 듯한 방식을 많이 활용했다.
"제인 스트리트 트레이터들과 세번의 전화 면접을 봤는데, 이전에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유형의 면접이었다. 이력서의 무언가가 관심을 끌었겠지만 그들은 이력서의 내용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무슨 공부를 했는지, 기존에 여름 방항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지 않았다. 취향이나 취미에 대해서도 묻지 않았고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제인 스트리트 트레이더들은 업무에 적합한지 판단하는데 있어 어떤 평가도 자체 평가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듯했다."
"질문은 주로 암산과 관련되어 있었다. 초반의 질문은 꽤 시시한 수준이어서 긴장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면, 12 곱하기 7은 얼마인가? 또는 "정답이라고 얼마나 확신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했다. 샘이 정답을 말할 수록 점점 더 복잡한 암산 질문이 제시되었다. 정육면체 형태의 주사위 두개를 던질때 하나 이상의 주사위에서 3이 나올 확률은 얼마인가?"
다음 면접에선 게임이 많이 활용됐다.
"11월 중순에 진행된 일대일 면접은 이전과 양상이 달랐다.제인스트리트는 샘에게 뉴욕행 열차표와 기사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제공했다. 샘의 관심은 제인 스트리트가 종일토록 시킨 퍼즐 게임에 쏠려 있었다. 다만 게임에는 경고문이 딸려 있었다. 제인 스트리트의 채용 절차는 트레이더들이 소중한 시간을 지원자 평가에 최소한 만 들이도록 설계되었다. 면접관이 샘의 플레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순간 게임은 종료되고 샘은 짐을 싸서 나가야 한다. 트레이더는 샘에게 그날의 판돈으로 100개의 포커칩을 건내면서 트레이더와의 게임에서 칩이 소진되는 순간 탈락이라고 설명했다."
"첫 게임에서 샘은 다른 주 지원자와 제인 스트리트 트레이더 한명과 같은 그룹이 되었다. 트레이더는 포커를 몇장씩 나눠준 다음 각 지원자에게 그중 한장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칩 네개를 내면 카드 한장을 새로운 카드로 바꿀 수 있는데, 카드를 교환하겠는가? 같은 낯선 규칙을 도입했다. 새로운 카드를 지급할 때마다 게임을 잠시 중단하고 샘과 다른 두 지원자들에게 서로 추가적인 베탕을 할지 물었다. 다음 카드가 하트라는데 베탕할 사람 있는가? 상대의 손에 클럽이 몇장 있는지 맞쳐 보겠는가? 이 게임은 포커가 아니라 일종의 메타 포커였다.
혹은 카드로 하는 마상 창 시헙 같았다. 샘은 이 게임의 핵심은 낯선 상황에서 기댓갑을 빠르게 판단하여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임을 곧바로 간파했다. 물론 이런 게임으로 훌륭한 트레이더를 얼마나 정확하게 선발할 수 있는지 알길은 없다. 게임을 잘하지 못하는 지원자에게는 트레이딩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
이후 면접에서는 더욱 복잡한 게임 방식으로 면접이 진행됐다.
"아무튼 첫번째 게임이 끝나자 세명의 지원자 중에서 샘의 칩이 가장 많았다. 면접관들은 샘을 이후 다시 만날 수 없었던 다른 두 지원자와 분리시켜 45분씩 다섯 번의 게임을 추가로 진행했다. 모든 게임은 처음 했던 카드 게임과 마찬가지로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예를 들면 동전 던지기 게임이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여기 열개의 동전이 있고 각 동전의 무게는 서로 다르다. 하나는 표면의 무게가 균일하게 제작된 평범한 동전이므로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각각 50퍼센트다. 나머지 아홉개의 동전은 모두 표면의 무게가 균일하지 않으며 특성이 제각각 다르다. 무게가 얼마인지 알려주지 않겠지만 일부는 앞면이, 나머지는 뒷면이 더 자주 나온다. 예를 들어 한 동전은 앞면이 나올 확률이 62퍼센트인 반면에 다른 동전은 뒷면이 나올 확률이 80퍼센트다. 30분간 어떤 동전이든 던져볼수 있으며 횟수는 총 100회로 제한된다. 앞면이 나올때마다 포커칩을 하나 얻을 수 있다.
샘에 따르면 면접에서 활용한 방식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샘은 플레이어가 정보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테스트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언제 어떻게 정보를 찾아내고 새로운 정보에 따라 기존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는 것이다. 제인 스트리트의 포커는 일반적인 포커가 아니었으며 동전 던지기 역시 평범한 동전 던지기가 아니었다. 제인 스트리트의 게임 중에는 본질적으로 단순한 게임이 없었으며, 게임 속 게임이거나 게임에 대한 게임이었다. 각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게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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