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AI를 찾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AI를 찾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더 높은 수익 확보를 목표로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 소재 비트코인 채굴업체들 역시 최근 이러한 흐름에 공격적으로 올라타고 있는데, 18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가 이러한 기업들이 바라본 AI 사업의 전망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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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에 본사를 둔 기술 기업 랜시움(Lancium)과 덴버에 본사를 둔 크루소 에너지 시스템은(Crusoe Energy Systems) 전날 애빌린 외곽에 20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향후 1.2기가와트(GW) 규모의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첫 번째 단계로, 의료 연구 및 항공기 설계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고급 클라우드 컴퓨팅을 지원하는 등 AI 기업의 고유한 요구를 충족하도록 설계된다.

랜시움은 풍력 및 태양열 등변동성이 큰 에너지 전력망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전력 관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전력 관리 소프트웨어 '랜시움 스마트 리스폰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것.

알리 펜 랜시움 사장은 "해당 데이터 센터가 완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될 것이며, 이는 비트코인 채굴을 뒤로하고 AI를 발전시키려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체이스 로크밀러 크루소 에너지 시스템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 센터는 최신 AI 워크로드를 지원하기 위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수준의 고밀도 랙, 다이렉트 투 칩(direct-to-chip)을 비롯한 첨단 액체 냉각 기술, 전례 없는 용량의 대규모 에너지 수요가 필요하다"라며 이번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로크밀러는 6년 전 회사 설립 당시 인터뷰를 통해서도 AI 인프라가 비전의 일부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에너지 솔루션부터 특수 설계된 AI 데이터 센터의 설계, 엔지니어링 및 구축, AI 컴퓨팅 스택에 이르기까지 AI 인프라의 모든 것을 상상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이터 센터 최적화에 기여하는 DPU 개발 스타트업이 최근 700억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사진: 셔터스톡]
2030년 데이터 센터 전력량이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의 9%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사진: 셔터스톡]

이처럼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채굴과 AI 인프라 사업 사이에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미 체감하고 있다. 게다가 반감기로 수익성 약화에 직면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반감기로 업계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든 일부 채굴업체들이 재정적 압박을 느끼고 있어, 적극적인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이 추적한 14개 주요 미국 상장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시가총액은 지난 6월 15일 기준 228억달러(약 31조628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틀 뒤 기관의 연구 노트에 따르면 불과 2주 만에 44억달러(약 6조1036억원)가 추가되었다.

또 다른 채굴업체인 비트디지털(Bit Digital)은 지난달 기존 고객 계약을 대폭 확장하여 2048개의 엔비디아 GPU를 추가로 공급하기 위한 2억7500만달러(약 3814억 2500만원)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에 따라 향후 3년간 공급될 GPU 수가 4096개로 늘어나며, 연간 9200만달러(약 1276억400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이라 비트디지털은 예상했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채굴업체 헛 8(Hut 8)은 AI용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사모펀드인 코투(Coatue)로부터 1억5000만달러(약 2080억800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애셔 제누트 헛8 CEO는 "인프라 고정비와 수익을 공유하는 고객 계약을 포함해 서비스형 GPU 모델에 따라 새로운 AI 분야에 대한 상업적 계약을 마루리했다"라고 말했다.

대형 비트코인 채굴업체 중 하나인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 역시 지난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로 데이터센터를 운영·임대하는 스타트업 코어위브(CoreWeave)와의 시설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코어사이언티픽은 이를 통해 향후 12년간 47억달러(약 6조5200억원)규모의 매출이 생길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금융 서비스 회사 니드햄(Needham)에 따르면 대형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향후 1~2년 내 채굴뿐만 아니라HPC(고성능 컴퓨팅)사업 확장 계획에 따라 전력 용량을 현재 수준 대비 두 배 이상 늘릴 것으로 보인다. 또 전력 연구소(EPRI)는 오는 2030년 데이터 센터 전력 소비량이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의 최대 9%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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