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최근 미국 금융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상반된 상장지수펀드(ETF) 전략을 동시에 채택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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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변동성이 큰 주식과 암호화폐같은 자산에 레버리지 기반의 롱(매수) 포지션을 취한 ETF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동시에, 현금과 금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ETF에도 기록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엑스(구 트위터)에 "사람들이 하락장에서 매수하고 동시에 헤지 전략도 취하고 있다"라며 "레버리지 ETF뿐만 아니라 현금 및 금 ETF로 유입되는 기록적인 흐름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레버리지 ETF는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같은 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2~3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계된 펀드로, 주로 변동성이 큰 자산군에서 공격적인 수익을 노리는 단기 투자자 중심의 상품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이러한 레버리지 롱 ETF에는 약 60억달러의 순유입이 발생했으며, 현금 및 금 ETF로도 약 4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사진: Reve AI]
이러한 기록적인 자금 유입은 지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 계획을 발표한 이후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가운데 이뤄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경제 환경에서 위험 자산으로 수익을 추구함과 동시에 전통적인 안전장치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구글 파이낸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그 이후 약 5% 하락했지만, 비트코인은 비교적 큰 타격 없이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22일 기준 비트코인의 현물 가격은 6주 만에 처음으로 코인당 9만 달러를 회복했으며, 이에 비트코인 ETF로 10억달러에 가까운 순유입을 기록했다. 4월 23일 현재 비트코인은 코인당 9만30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4월 연구 보고서에서 "최근 관세 발표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위험자산이 하락하는 날에도 어느 정도 회복력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종종 '디지털 금'으로 불리지만, 여전히 안전자산인 금과의 상관관계는 낮고 주식과 더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90일 동안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계수는 평균 0.12인 반면, 주식과의 상관계수는 0.32였다. 블룸버그 보고서는 "핵심 질문은 비트코인이 주식과의 낮은 상관관계라는 장기적인 패턴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여부"라며 "금은 여전히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안전자산"이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변동성 증가를 활용해 선물 같은 금융 파생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선물 미결제 약정(OI)은 4월에 30% 이상 증가해 약 280억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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