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디지털가전 피해 업체 현장 간담회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호경 SC제일은행 상무,이길호 SC제일은행 이사,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사진: 디지털투데이]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SC제일은행의 과도한 선정산대출(매출채권담보대출)이 큐텐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미정산 사태로 인한 피해를 키웠다는 울분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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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 산하또 다른 이커머스플랫폼인 티몬월드의 미정산 피해를 입은 판매자(셀러) 대표들이 1일 서울시 모처에서 조국혁신당신장식·서왕진 의원이 연 간담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이들은 대부분 디지털가전 제품 도매상으로 적게는 20억원부터 많게는 140억원까지 미정산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티몬이 올해 4월부터 우량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티몬월드 판매를 늘리도록 부추겼는데, 이 과정에서SC제일은행이 기존의 3배에 달하는 선정산대출 한도를 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판매자 A씨는 "4월부터 티몬에서 제일은행에서 자금을 끌어올 재간이 있으니 일단 팔자했다"라며 "기존의 3배나 되는 60억원 대출한도를 쓰게 했고 상상도 못한 금액으로 쿠폰을 뿌리더니 결과적으로 5월부터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5월부터 7월까지 총 40억원에 달하는 판매대금을 하나도 정산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판매자 B씨도 "티몬이 티몬월드에 상품만 올리면 자기들이 쿠폰을 걸어서 똑같이 상품을 걸어도 월드에 올린 상품이 확 판매됐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SC제일은행도 선정산대출 사용에 적극적이었다는 주장이다. 판매자 C씨는 "특별히 한도를 늘렸기 때문에 50%는 써야한다고 (은행 직원이) 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판매자들은 SC제일은행이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상태 등을 파악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도 지적했다. 티몬이 대출해야 하는 우량 판매자들을 '화이트리스트' 형태로 공유해 지목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다만 SC제일은행 측은 거래규모 파악을 위한 자료였다는 입장이다.
판매자 D씨는 "티몬에서 이 업체, 이 업체 대출을 해줘라, 한도 늘려줘라 짚어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이길호 SC제일은행 SME상품전략본부 이사는 "한도산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업체 쪽에서 거래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받은 것이고 세일즈 독려를 위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SC제일은행은 티몬 판매자들이 티몬월드로 옮길 때 선정산대출을 내주면서도 티몬의 재무조건은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은 걸로 파악됐다. 이길호 이사는 "재무상태는 보지만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라면서도 "티몬 우량셀러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올해)3월에 출시하는 부분이라 감사보고서 부분이 확정되지 않아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려진 은행권 선정산대출 규모에 대한 오류도 지적됐다. 기존 티몬월드의 선정산대출 규모는 약 447억원으로 알려졌는데, SC제일은행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선정산대출 잔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티몬월드로 선정산대출을 취급한 곳은 SC제일은행이 유일해 사실상 이 금액 전부가 티몬월드 판매자들에게 공급됐다.
이길호 SC제일은행 이사는 "9월 말까지 돌아오는 전체 선정산대출 잔액은 1000억원 정도"라며 "선정산대출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셀러)는 100여곳으로 돼있다"고 말했다.
한편 판매자들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연쇄 부도를 막을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 판매자는 "몇십년을 건실하게 일했다. 티몬 사태로 파산하는 사람들 신용회복이라도 시켜달라 다시 일할 수 있게"라며 눈물을 흘렸다. 다른 판매자도 "어제 직원들 모두 권고사직을 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신장식 의원은 "전세사기 사태 때 90%를 허그에서 먼저 정돈하고 나머지 10%를 시중은행에서 지원하는 방향을 찾았다"라며 "(법리상) 매우 어려운 부분이지만 국가가 선대를 지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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