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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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미디어 업계 판세가 스트리밍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기존 케이블TV 비즈니스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 이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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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파라마운트 글로벌이 비슷한 시점에 케이블TV 비즈니스 가치를 스스로깎았다.

8월 초 파라마운트 글로벌이 자사 케이블TV 비즈니스에 대해 60억달러,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는 90억달러를 감가상각했다. TV 네트워크 가치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보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양사 모두 이같은 조치가 필요치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이를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WBD 경영진들은 회사 주가 하락, 미국 전통 TV 광고 시장의 '지속적인 약세', NBA 경기 중계권 갱신에 대한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감가 상각에 영엽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WBD 주가는 1년 넘게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초만 10.5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7달러까지 떨어졌다. 2022년 봄 워너 미디어와 디스커버리 합병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파라마운트 글로벌도 상황은마찬가지.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2월 증권 신고서에서 연말 연례 점검 결과 사업 '공정 가치'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장부 가치보다 '상당히'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가 최근 케이블 채널 영업권 60억달러를 모두 상각했다.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전통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 케이TV 비즈니스가 위축되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난 수십년 간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케이블TV 비즈니스를 통해 상당한 광고 및 사용료 매출을 올렸고 영화, 테마파크 및 다른 비즈니스로 확장하기 위한 인수 및 투자에 활용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달라도 많이 달라졌다. 라이트쉬드 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이제 전통적인 유선 케이블 네트워크는 기존 미디어 회사들에게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다"고 됐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WBD CEO는 "2년 전만 해도 기존 미디어 기업들을 둘러싼 시장 가치와 일반적인 조건은 상당히 달랐다"면서 시장 상황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부각했다.

WBD와 파라마운트 글로벌 모두 메가 합병을 통해 탄생했고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로 케이블 TV 부진을 만회하려 시도해왔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장을 놓고 빅테크들과 경쟁할 만큼 큰 회사들로 여겨지지는 않고 있으며, 월가에 확신을 심어주지도 못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2019년 CBS와 비아컴 합병으로 탄생했고 WBD는 2022년 워너 미디어와 디스버리 통합으로 출범했다.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웠음에도 두 회사 모두 미디어 시장을 치고 들어오는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WBD는 지난해 파라마운트와 합병에 대해 논의했지만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파라마운트는 미국에서 인력 15%를 줄이겠다고 한데 이어 파라마운트 플러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스트리밍 파트너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파트너는 빅테크 기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현재 진행 중인 스카이댄스 미디어와의 합병을 앞두고 조직을 슬림화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앞서 WBD도 초여름 1000명 가량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케이블TV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라이브 스포츠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ESPN 같은 케이블 네트워크 덕분에 당분간 약 5000만 가구에 달하는 유료 TV 고객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WBD의 경우 NBA 판권을 NBC에 빼앗기면서 투자자에 대한 영향력은 줄었다. WBD는 농구 이외 스포츠 판권에 투자하려 하고 있지만 NBA 판권을 잃게 되면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케이블TV 사업 기반이 점점 취약해지는 가운데 파라마운트와 WBD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이 나름 개선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줬다.

파라마운트는 지난 분기 스트리밍 사업인 파라마운트 플러스로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8월말부터는 파라마운트 플러스 가격도 인상한다.

WBD 스트리밍 서비스인 맥스도 가격 인상과 디스커버리 플러스와 HBO 맥스 결합한데 힘입어 지난해 분기 기준 흑자로 전환했다. 디즈니도 디즈니스플러스, ESPN플러스, 훌루를 포하는 자사 스트리밍 비즈니스가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미디어 기업들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성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 스트리밍 플랫폼은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TV 채널에서 사라지고 있는 매출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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