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파는 올리브영·과자 파는 다이소…대체 채널 증가
편의점 업계, 뷰티·패션 카테고리 확대…“가성비 위주”
5일 서울 용산구 GS25 숙대학생회관점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도시락'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드르륵 칵’도 옛말이죠. 요즘은 올리브영에서 술도 팔고, 다이소에서 과자도 팔더라고요. 거기서 다른 물건을 사는 김에 같이 사와요. 굳이 편의점을 안 들려도 돼 편해요.”(대전 거주 20대 정모 씨)
편의점 주 고객층이였던 1020세대가 발길을 줄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발표한 마켓링크의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이하 고객의 편의점 구매액 규모는 2022년보다 11.5% 감소했다. 편의점 4사 전국 15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그동안 편의점 주 고객층은 잘파(Z+알파)세대인 1020대였다. 이들은 저렴하고 간편한 편의점을 애용했다. 편의점 플라스틱 의자를 끄는 소리에서 유래한 ‘드르륵 칵’도 젊은 층의 편의점 사랑을 반영한 신조어다.
하지만 최근 연령대별 매출 비중에 변화가 생겼다.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40대 24.3%, 30대 23.2%, 50대 23%, 20대 18%, 60대 11.5% 순으로 2년 전에 비해 50대와 20대 순위가 바뀌었다.
마켓링크는 다이소, 올리브영,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등 대체 채널 이용률이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편의점 이용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채널은 화장품, 생필품 등 주력 품목뿐만 아니라 편의점을 대체할 수 있는 디저트, 주류 등으로 판매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유행을 주도하는 잘파세대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대한상의는 “편의점 매출 성장률이 2022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3.6%에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편의점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세대별 특화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편의점 업계도 변신 중이다. 우선 뷰티 시장을 개척하며 역공에 나섰다. CU는 9월부터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물광팩과 세럼, 보습크림 등 3종의 신제품을 개당 3000원대 가격에 선보였다. GS25도 최근 아크네스 브랜드의 올인원 로션을 9000원대에 내놓고, 듀이트리와 메디힐 등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와 화장품을 개발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푸드스테이션 등 식품 특화 및 패션·뷰티 등 신흥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신개념 가맹모델 점포인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열었다. 식품뿐만 아니라 브랜드 ‘뭉’과 협업한 후드, 패션 양말, 뷰티 브랜드의 20여 개 상품을 갖췄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잘파세대의 화장품, 패션 구매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품목군을 강화하고 있다”며 “비교적 지갑이 얇다는 특징을 고려해 가성비 제품 위주로 선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