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원자재 쿼츠(석영유리) [사진: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
반도체 원자재 쿼츠(석영유리) [사진: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공정용 부품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이는 D램 등 반도체 가격에도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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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1위 MLCC 제조사인 무라타제작소 등 주요 일본 기업 중심으로 10~20%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원자재 가격 및 수요 증가 때문이다. MLCC 주요 원자재인 세라믹, 팔라듐과 같은 귀금속 가격 상승은 MLCC 제조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앞서 지난 2018년 무라타제작소는 MLCC 제품 가격을 20~30% 올린 바 있다.

MLCC는 스마트폰, 자동차 등 반도체 칩 내 일정한 전류가 흐르도록 제어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한 대에 800~1200개, 자동차 한 대에는 1만2000~1만5000개 가량이 탑재된다. AI 스마트폰 확산,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확산에 따른 자동차 전자화 등으로 MLCC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 압박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MLCC가 속한) 수동부품 업체들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수동부품인 인덕터 등의 가격을 20% 인상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MLCC 가격이 인상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과거 트렌드와 향후 AI에 힘입은 수요 개선을 고려할 때 빠르면 2024년 하반기, 2025년부터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MLCC 제조사인 삼성전기 역시 "ASP(평균혼합가격)가 내년에 전년비 약 10% 가까이 상승하고 또한 MLCC 수량도 전방산업 수요 개선 및 재고 축적 영향으로 전년비 10% 증가할 전망"이라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인 쿼츠(석영유리) 원재료 가격도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쿼츠는 식각, 증착, 이온주입 등 공정에 활용된다. 이미 쿼츠 가격은 반도체 시장이 거시경제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초 10~20% 상승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말 쿼츠 공급 업체들은 고객사에 20% 공급가 추가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쿼츠 채굴 및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에 따른 규제가 강해질 것"이라며 이같은 이유로 제한적인 공급망이 가격 상승세를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 트렌드포스]
반도체 웨이퍼 [사진: 트렌드포스]

식각 장비 부품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 압력이 감지되고 있다. D램 캐패시터 높이 상승 및 낸드플래시 고단화로 인해 식각 AR(Aspect Ratio)이 높아지는 추세다. 식각 AR이 높아질수록 성능이 향상되지만 균일한 식각을 유지하기 어렵고 마스크 손상 가능성이 높다. 이때문에 부품 교체 주기도 짧아져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 등 기타 반도체 공정용 부품도 수급 상황도 악화되면 가격 인상 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 펠리클의 경우 중국 내 신규 반도체 개발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다. 이는 향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반도체 공정용 부품들의 가격 상승 추세는 결국 반도체 제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D램 등 반도체 제품 가격 상승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에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15~20% 올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며,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이미 15~20% 올렸다. 시장 3위인 마이크론도 올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25%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1분기 중 D램 ASP는 20% 이상 상승했다. 공정용 부품 가격 상승 추세에 올해 상승 전망치인 40% 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하면서도 지난해 손실을 만회하려고 올해 초부터 적극적인 가격 정상화를 추진했다"며 "부품 가격 상승은 또 반도체 사이클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비용 상승 압력은 메모리 사이클을 짧고 강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db:圖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