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김예슬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개발도상국에서 저축, 환전, 국제결제와 같은 일상적인 금융 활동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 -->
1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투자 회사인 캐슬아일랜드와 헤지펀드 그룹인 브레반하워드는 브라질, 나이지리아,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의 암호화폐 사용자 2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69%가 현지 통화를 스테이블코인으로 환전했다고 답했고, 39%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 다른 나라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냈으며, 30%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업에 이용했고, 23%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지급하거나 받았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선호하는 이유로 미국 달러 은행 서비스보다 더 효율적이며,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정부 간섭 가능성이 낮은 것을 꼽았다. 또한 시가총액 기준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사용자들은 네트워크 효과, 사용자 신뢰도, 유동성, 다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실적 때문에 해당 토큰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선호하는 블록체인 레일로 이더리움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바이낸스스마트체인, 솔라나, 트론이 뒤를 이었다.
캐슬아일랜드의 제너럴 파트너인 닉 카터(Nic Carter)는 "우리가 발견한 사실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입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일상 경제생활에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통화 평가절하의 역사가 있고 은행 시스템이 덜 발달한 개발도상국에서 안전 자산이자 저렴한 지불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통화를 스테이블코인으로 환전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사진: 닉 카터 엑스(트위터)]
그러나 미국과영국, 유럽 등 선진국 실정은 다르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는 지난 3월과 7월 미국, 영국, 유럽에서 36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다소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응답자의 단 18%만이 스테이블코인이 번창할 것으로 예상했고, 42%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전통적인 상품에 의해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암호화폐를 일시적인 유행으로 본 응답자는 1%도 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감소한 수치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의 절반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중요한 자산 클래스이자 지불 방법으로 여겼고, 65%는 암호화폐가 현금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에 대한 정서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응답자의 1/3은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 미만이 될 것으로 내다봤고, 12~14%만이 7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봤다. 현재 비트코인은 5만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식이 엇갈렸는데, 응답자의 40%는 비트코인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번창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38%는 사라질 것으로 봤다. 아울러 소비자의 50% 이상이 향후 2년 내에 암호화폐가 붕괴될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마리온 라부(Marion Laboure)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장지수펀드(ETF), 연방준비제도(연준) 제도 정책 및 규제에 의해 암호화폐 민주화가 향후 2~3년 동안 더욱 진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