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자리한 사토시 나카모토 동상 [사진: 셔터스톡]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자리한 사토시 나카모토 동상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암호화폐 판에서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최초 개발한 것으로 통한다. 만든 사람 실체가 모호하다 보니 그동안자칭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하는 이들이 때가 되면 한 번씩 나왔고 호주 컴퓨터 과학자인 크레이그 라이트는 자신이 진짜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2016년부터 스스로를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해왔고 이와 관련해 법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일(현지시간) 영국 고등법원에선 크레이그 라이트가 진짜 사토시 나카모토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재판이 열린다. 와이어드 최근 보도를 보면 라이트가 비트코인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주장하며 비트코인 개발 및 다른 관계자들을 제기한 소송에 맞서 크립토 및 테크 기업들로 구성된 비영리 컨소시엄인 크립토 오픈 특허 얼라이언스(Crypto Open Patent Alliance, COPA)가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이다.

이번 소송에서 COPA는 라이트가 벌인 행위는 개발자들을 떠나게 함으로써 비트코인의 진보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라이트가 비트코인 백서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하지 않으며 비트코인 오리지널 코드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와이어드는 이번 재판은 사살상 COPA가 법원을 상대로 라이트가 사토시 나카코모가 아나라고 판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08년 비트코인 백서에서 사토시 나카모토는 은행 같은 성가신 중개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새로운 전자 화폐와 P2P 결제 시스템의 비전을 공유했다.

그는 암호학에 관심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게 이메일로 비트코인 구조를 보내고 몇달동안 피드백을 받은 후 사망한 프로그래머 할 피니와 함께 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며칠 동안 피니와 연락하며 소프트웨어를 실험한 후 네트워크에 참가하여 거래하고 채굴하기 시작했다. 나카모토는 2010년 중반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하며 사라져 이후 소식이 끊겼고 할 피니는 2014년 사망했다.

이후 사토니 나카모토를 찾기 위한 위한 움직임들이 시작됐지만 그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속이다.

우연이듯, 의도된 것이든 비트코인은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가 베일속의 인물로 남아 있음으로써 완전히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프로젝트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더리움만 해도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갖는 존재감이 이더리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만 비트코인은 창시자가 사라짐으로써 창시자의 권위에서 자유로워졌고 주인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암호화폐의 대장주' 반열에 올라섰다.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여기에서 찾은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만큼, 비트코인에 대한 라이트의주장을법원이 인정할 경우 비트코인 생태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라이트는 2016년 이후 사토시 나카모토임을 주장하며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을일부 확보했다.비트코인 기반 소프트웨어 초기 개발자인 개빈 안드레센과 비트코인 옹호 단체인 비트코인 재단 전 이사 존 마토니스도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라이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물은 억만장자 캘빈 에어(Calvin Ayre)다. 그가 운영하는 벤처 캐피털은 최근 라이트가 보유한 사업체들 중 한 곳 지배 지분을 인수했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