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5억’이 사업성 분석 기준
강남·여의도 등 재건축 대체지 없어
성수·한남뉴타운·방배 재개발 유망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서 ‘in서울 신축 아파트의 꿈...반드시 주목해야 할 이 곳’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서울의 주택 수는 계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요. 앞으로 더더욱 신축 선호 현상이 높아질 겁니다. 요즘 트렌드라고 이야기가 나오는 신조어 중에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게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뉴노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더 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페스타 2024’에서 “한 번 벌어진 신축 아파트와 구축 아파트의 가격 격차는 안 좁혀질 것이라고 본다. 일시적 갭 벌리기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대표 재개발·재건축 전문가이자 구독자 15만명의 부동산 전문 유튜브 채널 ‘투미TV’를 운영하고 있는 김 소장은 이날 행사에서 ‘in서울 신축 아파트의 꿈...반드시 주목해야 할 이 곳’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공사비 상승, 조합원 추가분담금 등 문제로 기존의 재개발·재건축 사이클이 지연되며 신축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 관측했다. 김 소장은 “최근 (정비사업) 평균 분담금 5억원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재개발, 재건축 사이클이 깨질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수요자들이) 이 분담금을 못 내겠다는 판단이 되면 기존 신축 아파트들은 더욱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렇기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도 거듭됐다. 김 소장은 “사업성에 대해선 딱 한가지만 기억해야 한다면 ‘분담금 5억원’”이라며 “그래도 지표가 하나 필요한데 평균 대지지분을 확인해야 한다. 대지지분을 보고 일반분양이 몇 가구 나올지 따져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완공돼도 분담금을 보니 인근 신축 아파트를 사는 게 더 싸다고 하면 답이 안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수요자들이 주목해야 할 만한 재건축, 재개발 사업지를 나눠 제시했다. 재건축의 경우 강남·여의도·목동 등 대표적 선호지역을 언급했다. 김 소장은 “‘어디를 투자해야할까’를 물었을 때 간단하다. 저렴하고 좋은 건 없다”며 “소구력이 있는 강남, 이촌, 목동, 여의도 이런 곳들은 다른 재건축 대체지가 없다. 이 외 지역은 재건축도 재개발도 있는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감내하며 재건축을 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재개발 투자처를 투자 금액대, 서울 지역별로 추천한 그는 가장 먼저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을 거론했다.
김 소장은 “한강변인 데다 평지 대단지에 분당선과 2호선 이용이 가능하고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라 입지가 워낙 훌륭하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는 현재 사업속도가 똑같고 현실적으로 지금부터 입주까지 13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액은 현금 20억원 정도는 필요하고 대출을 받아도 15억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점 때문에 한남뉴타운보다 3억~4억원 정도는 저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 속도가 빠른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 또한 유망 사업지로 언급됐는데 한남3구역은 4~5년 내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남뉴타운 또한 매수를 위해 현금 19억~20억원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한남뉴타운은 용산구가 투기과열지구이기 때문에 전매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3·3·3’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조합설립인가 이후 3년간 사업시행 신청을 안했거나 착공으로부터 3년 이내 준공을 안 했든지, 3년 이상 보유한 사람의 물건일 경우에는 거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소장은 강남에서 유일하게 저평가된 사업지로 서초구 방배 재개발구역을 꼽았다. 특히 방배13구역이 가치에 비해 저렴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동작구 노량진뉴타운(구역에 따라 투자금 10억~13억원) ▷성동구 금호16구역(투자금 10억~11억원)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투자금 5억~6억원) ▷강북구 미아3재정비촉진구역(투자금 4억~5억원) 등이 수요자들이 관심 가질만한 재개발 사업지로 언급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김 소장의 강연에는 150석 규모의 세미나실을 가득 채울 정도로 방문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강연 내내 A4크기 메모장에 빼곡히 필기하는 방문객이 있는가 하면 강연이 끝난 후에도 세미나장에 남아 김 소장에게 질문하는 이들이 10여 명이었다.
이날 강연을 찾은 50대 남성 박모 씨는 “지역을 구체적으로 짚어줘서 유익했다”며 “현금을 어느정도 갖고 있어야 투자할 수 있을지 살짝 감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