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중 피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호요원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유세 중 피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호요원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중 피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총격 직후 귀 부근에 총상을 입은트럼프는 얼굴에 피를 흘렸고, 이내 경호요원들이 그를 둘러쌌다. 총격범을 현장에서 즉시 사살하고 이후 사건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곳이바로 이 '비밀경호국'(Unites States Secret Servic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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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요 요인 경호 책임을 맡고 있는 비밀경호국은전현직 대통령과 그의 가족 등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의 근접 경호를 담당하는 미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이다.

이번 트럼프 피격 사건은 비밀경호국의'부실 경호' 논란을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다. 총격범이 트럼프가 유세를 진행한 연단에서 불과 120m가량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총을 쏜 것도 모자라, 총격 전 지붕 위를 기어가는 총격범을 발견한 목격자들의 신고가 있었음에도 비밀경호국이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피격 직후 트럼프를 불필요하게 연단에 오래 머무르게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의 베테랑비밀경호국요원은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쥔 트럼프와 그를 방패막처럼 둘러싼 경호요원들의 모습에 대해 "저렇게 중간에 멈추어 서면 안 된다"라며 탄식했다. 이어 "경호 대상은 차량에 신속하게 태워야 하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피격한 후 도주하는 총격범을 경호원이 붙잡고 있는 모습. [사진: AFP통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피격한 후 도주하는 총격범을 경호원이 붙잡고 있는 모습. [사진: AFP통신]

트럼프 피격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의 눈길이 각국 경호 업계에 쏠리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 역시 지난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격으로 잃고 경호 태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떤 방식으로 고위급 인사들의 경호에 나서고 있을까?

16일(현지시간) 일본 IT미디어에 따르면 일본 경찰 역시 최근 부실 경호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아베 전 총리 저격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 지난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 연설 현장에서 폭발물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일본 경찰청은경호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수하물 검사, 금속 탐지기 사용은 물론 인공지능(AI), 드론 등 최신 기술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이달 7일에 열린 도쿄도지사 선거에서는 거리 연설을 진행하는 인사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변에 공백지대를 설치하거나 청중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울타리 등으로 둘러싸는 등의 대응을 취했다. 일정 구역 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하물 검사와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만 출입할 수 있도록 경계했으며, 청중 안과 행사장 주변에도 사복, 정복 경찰관을 다수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뿐만 아니라 군중 속 이상 행동을 감지하는 AI 기술을 도입하고, 드론을 이용해 하늘에서 주변을 경계하는 장면도 있었다.

일본 경찰청은 경호의 기본 사항을 규정한 '경호요령'을 개정했다. 지자체 경찰의 경호 계획을 경찰청이 사전 심사하는 한편, 경호 담당 인력을 300명 이상 확충했다. 또한 총포법을 개정해 인터넷에서 총기 소지를 부추기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규제도 더욱 강화했다.

한 경찰 간부는 "철저한 경호로 유명한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가 저격당하는 일은 최근 몇 년 동안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라며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경호다.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db:圖片]